반려동물 양육인구 1500만명 시대...'입양'ㆍ'유치원'ㆍ'교감' 키워드 신간들
식용 목적으로 개를 사육ㆍ도살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개 식용 종식 특별법'이 6일 공포됐다. 다른 동물들과 달리 개를 인간의 '반려적 존재'로 인정하는 법안인 셈이다. 이에 발맞춰 대법원은 2025년까지 동물 학대 범죄의 양형 기준을 신설하기로 했다.
개ㆍ고양이 등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반려인들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의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반려동물 인구는 15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국내 전체 인구 4분의1에 달하는 수치다. 1인 가구가 늘면서 이 같은 상황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이제 반려동물은 가족 구성원으로까지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경향에 따라 반려동물과 관련한 책들의 종류와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출간된 반려동물 서적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반려 변론'은 반려동물 관련 이슈를 법리적으로 풀어낸 책이다. 변호사이기도 한 저자는 '이혼하면 반려동물은 누구의 소유일까?', '반려동물도 위자료를 받을 수 있을까?', '반려동물을 안고 기차나 버스를 타도 될까?' 등 반려인이 실생활에서 한 번쯤은 해봤을 고민에 관한 답을 제시한다.
그렇다면 정말 이혼하게 됐을 때, 반려동물은 누구의 소유가 될까? 저자는 2016년 캐나다에서 발생한 반려견 양육권 소송을 소개한다. 남편이 아내를 상대로 반려견 양육권과 면접권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는데, 결과는 각하였다.
당시 법원은 "개는 대단한 창조물이다. 많은 개들은 가족의 구성원으로 여겨진다"라면서도 "그러나 결국 개는 개일 뿐이다. 법에서 개는 재산이자 소유하는 가축이다. 법률상 가족의 권리를 누리지 못한다"며 각하했다. 반려동물이 민법상 '양육의 대상'이 아니라 '재산 분할의 대상'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저자는 "부부가 함께 키우던 반려동물을 집, 자동차 같은 일반 재산과 똑같이 취급해야 한다는 점은 정서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라며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역시 이 부분에 대한 입법적인 보완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중교통과 관련한 사례들도 흥미롭다. 책에는 반려견과 KTX를 이용했다가 10배의 운임을 낸 사례가 소개돼 있다. KTX 탑승 주의사항을 보면, "반려동물 동반 좌석이 필요한 경우에는 정상운임을 내고 좌석을 지정받아 이용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정상운임은 '성인 요금'이다. 사례의 당사자는 반려견 몫의 유아 승차권을 구매했다가 10배의 운임을 냈던 것.
반려동물을 옆 좌석에 두지 않고, 무릎이나 발밑에 놓고 갈 때는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다만 좌석을 구매하든 구매하지 않든 전용 운반 케이지에 반려동물을 넣고 탑승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 밖에도 최근 출간된 반려동물 서적들을 살펴보면, 대개 '입양', '유치원', '교감' 등의 키워드로 수렴한다. 반려동물을 키울 때 필요한 실질적 정보를 제공하는 안내서가 가장 많다. 아동 도서의 경우에는 아이와 반려동물이 교감하는 동화적 내용이 주를 이룬다.
'우리 아이 첫 반려동물'은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반려동물을 어떻게 입양하면 좋을지 설명하는 책이다. 반려동물을 버리는 것도 문제지만, 아무런 준비 없이 입양했다가 다시 파양하는 것도 문제다. 이는 반려동물에게도 큰 스트레스다.
저자는 입양 직후 목욕을 둘러싼 문제, 동물병원에 가야 할 질병 등 초보 반려인이 꼭 알아야 하는 사항들을 안내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우리 집에 반려동물을 데려와도 될까?"를 고민하는 예비 반려인들에게 실질적 조언을 건넨다.
책 '강아지가 유치원에 간다고?'는 반려견 유치원 5년 차 학부모가 쓴 책이다. 그간 경험한 반려견 유치원의 모습과 장단점 등을 가이드 형태로 묶었다.
반려인이 반려동물에게 가장 듣고 싶어하는 말은 "사랑해"가 아니라 "나 아파"라고 한다. 그만큼 반려동물의 건강이 걱정되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반려인들은 바쁘다는 이유로 반려동물을 혼자 집에 두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반려동물의 건강과 사회화를 포기해야 할까?
이에 대해 저자는 "반려견 유치원이 존재하지 않았을 때는 그렇다고 대답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라며 "반려견 유치원이 주위에 너무나 많다. 눈만 돌리면 얼마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