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산업 곳곳에서는 사람이 하던 일을 AI가 대체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분야가 통·번역 산업이다. AI 기업들이 앞다퉈 기술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B2C(기업소비자간거래) 시장에서 이용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통번역 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특히 이렇다 할 선두주자가 없는 만큼 AI 통·번역 시장에서 국내 플랫폼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아이폰 통화 녹음 및 요약 기능을 출시하며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SKT AI 개인비서 서비스 에이닷은 서비서 고도화를 통해 킬러 서비스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아이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실시간 통화통역 기능을 선보였으며 올해 1분기에는 안드로이드에서도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에이닷은 킬러 콘텐츠를 지속 추가하며 AI 에이전트 대표주자로 입지를 굳건히 할 방침이다. 지난해 8월 출시한 에이닷은 9월 누적 가입자가 340만 명을 돌파했고 1년간 누적 가입자 수가 300% 증가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는 전 세계 사용자들이 언어에 관계없이 자유롭고 쉽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자동 채팅 번역 기능을 선보였다. 로블록스가 AI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자동 채팅 번역 기능은 한국어를 포함해 현재 로블록스가 지원하고 있는 16개 언어로 사용자가 주고받는 채팅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번역한다.
대니얼 스터먼 로블록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실시간 AI 자동 채팅 번역 기능 덕분에 로블록스에서는 현실 세계에서 불가능한 일이 가능해진다”며 “즉, 몰입형 3D 체험 안에서 사용자가 서로의 언어 장벽을 극복하고 원활히 소통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블록스는 사용자 경험의 모든 부분이 각 사용자의 모국어로 완벽하게 번역되는 것을 목표로 AI 기반 음성 번역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기기에 AI를 장착해 네트워크 연결 없이 활용할 수 있는 AI 스마트폰 출시로 온디바이스 AI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통역 기능을 내세운 삼성전자 갤럭시 S24는 실시간 통역과 번역, 요약 등의 AI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네크워크가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AI를 기반으로 통화부터 메시지까지 언어의 장벽을 허무는 의사소통 기능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온디바이스AI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네이버의 AI 번역 서비스 파파고도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파파고는 최근 아랍어 번역 서비스를 신규 지원하며 지원 언어를 총 19개로 확대했다. 파파고는 자체 인공신경망 기계번역 기술(NMT)과 번역 품질평가 모델 등을 기반으로 정확하고 맥락에 맞는 번역 결과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언어의 문화적 특징도 번역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양질의 학습 데이터를 지속해서 확보해 번역 품질을 고도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