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부문 매각·일부 노선 슬롯 이관 등 수혜
“플레이어 정리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 가능성”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으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에도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양사가 넘겨야 하는 화물 사업과 운항 노선 슬롯은 물론 자회사인 LCC 3곳의 통합으로 LCC 업계 내 순위 변동 가능성도 커졌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부문 매각액은 약 5000억 원에서 7000억 원 정도로 논의되고 있다. 현재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등 4개 기업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LCC 사들의 화물 부문 인수는 사업의 ‘덩치’를 키울 좋은 기회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까지 약 1조131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LCC 매출 1위가 예상되는 제주항공의 연간 매출액이 1조7240억 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해 단순 계산해도 화물 사업 인수도 매출액을 두 배 가까이 늘릴 수 있다.
다만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화물기 11대 중 약 절반이 노후화로 교체가 필요하다는 점, 인수 시 약 1조 원의 부채를 넘겨 받아야 한다는 점은 분리 매각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일부 난항이 예상되는 화물 사업 매각과 달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일부 노선을 양도하는 과정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먼저 반납하는 유럽 노선인 인천-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파리·로마 등 4개 노선의 경우 신규 진입항공사(Remedy Taker)로 지정된 티웨이항공이 하반기부터 차례로 진입하게 된다.
미주 노선의 경우 현재도 미주 노선(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뉴욕)을 운항 중인 에어프레미아가 운수권을 넘겨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해당 노선을 운항 중인 만큼 미국 경쟁당국도 에어프레미아의 미주 노선 확대로 경쟁 제한이 해소될 것으로 볼 가능성이 크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자회사로 둔 진에어, 에어부산·에어서울 3사를 통합하는 ‘통합 LCC’ 출범도 LCC 업계에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보유 기재(지난해 기준)로만 따지면 진에어(27대), 에어부산(22대), 에어서울(6대) 등을 더해 55대 규모의 LCC가 탄생하는 셈이다. LCC 중 가장 많은 기재를 보유한 제주항공(42대)을 뛰어넘는 규모다. 통합 시점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결합을 마친 다음으로 예상된다.
다만 단순 계산대로 업계 순위가 변동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 3사 역시 중복 노선을 운항하는 등 일부 노선의 조정이 필요해 항공기 수를 조절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LCC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으로 다른 LCC들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항공사별로 상황은 다르겠지만 LCC 업계에도 양사 통합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