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순찰부터 집수리까지 우리 동네 ‘마을 지킴이’ 출동 [區석區석-성북구 한천마을 모아센터]

입력 2024-02-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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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다세대 주택 지역 ‘아파트 관리사무소’
6명의 마을 지킴이 3인 1조로 2교대 근무
올 하반기 길음동 소리마을도 센터 조성

▲서울 성북구 한천마을 모아센터가 개관했다. 모아센터는 단독·다세대 주택 지역이 몰려있는 한천마을의 ‘아파트 관리사무소’ 역할을 한다. (자료제공=성북구)

화장실 전등 갈아달라고 접수하셨죠? 10분 안에 가겠습니다.

서울 성북구 내 단독·다세대 주택이 모여 있는 한천마을에 골목 순찰부터 시작해 간단한 집수리까지 도와주는 ‘마을 지킴이’가 출동했다. 이달 1일부터 석관동 한천마을 내 생활 밀착형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을관리사무소 ‘한천마을 모아센터’가 개관하면서다.

한천마을 모아센터는 단독주택, 다세대 주택이 밀집된 지역의 주민들에게 아파트 관리사무소처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세워졌다. 구는 모아센터 첫 사업지로 노후주택이 밀집한 저층 주거지인 석관동을 선정해 지난해 8월 신축된 한천마을 주민 공동이용시설 2~3층에 모아센터를 조성했다.

모아센터는 주민들의 불편사항부터 시작해 주민 자치 활성화도 이룰 수 있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생활환경 개선 및 위험 관리(골목 및 취약지역 순찰·우범지역 야간 순찰·공공시설 점검), 취약계층 생활 불편 해소(간단한 집수리·어르신 안부 확인), 커뮤니티 공간 운영(3층 다목적실 대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 어르신 댁의 화장실 전등을 갈고 있는 한천마을 모아센터 마을 지킴이의 모습. (김채빈 기자 chaebi@)

지난 16일 만난 모아센터 내 마을 지킴이들은 화장실 전등을 갈아달라는 한 어르신의 민원을 받고 사다리, 드라이버 등 공구를 챙기며 분주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하루에도 1~2시간가량 한천마을 순찰을 하기 때문에 골목 구석구석을 이미 다 외우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마을지킴이들은 연신 ‘두꺼비집 내려주세요’, ‘드라이버 주세요’ 등 손발이 척척 맞는 대화를 하면서 10분여 만에 밝은 전등으로 교체를 마쳤다.

전남용 한천마을 모아센터 마을 지킴이는 “취약계층이 사는 집에 찾아가 전등이나 수도꼭지 교체를 몇 군데 해드렸는데 생각보다 열악한 경우가 많았다”라면서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어르신이나 혼자 계신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6명의 마을 지킴이 ‘교대근무’…“동네 생각하는 봉사 정신 뜻깊어”

▲서울 성북구 한천마을 모아센터 마을 지킴이들이 마을 순찰을 돌고 있다. (김채빈 기자 chaebi@)

현재 모아센터에는 6명의 마을 지킴이가 3인 1조(오전·오후 2교대)가 돼 매주 월~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근무하고 있다. 특히 한천마을 모아센터 마을 지킴이는 지역을 잘 알고 있는 주민들로 구성돼 지역 곳곳을 누비며 주민들의 불편 사항을 빠르게 해결하고 있다. 또 동 주민센터, 주민자치회 등과 연계해 지역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도 발굴할 방침이다.

최상규 마을 지킴이는 “한천마을에는 외관상으로는 세대 수가 별로 없어 보이지만 총 1300세대가 살고 있다”라며 “주·야간으로 순찰을 다니면서 방범등이 꺼져있으면 보안 조치를 하고, 쓰레기 무단투기로 인해 CCTV 설치가 필요한 경우에도 담당 부서에 연락해서 처리하고는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네 주민들이 쉽게 민원을 제기하기 어려웠는데 ‘찾아가는 서비스’가 됐다”고 웃음을 지었다.

한천마을 모아센터 마을 지킴이들은 모아센터 활동을 통해 동네에 대한 애정뿐만 아니라 봉사 정신을 다시 되새기고 있다. 이성오 마을지킴이는 “석관동에 거주한 지 5년째인데 여러 민원을 보면서 제가 해결할 방법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왔다”라며 “한천마을에 대한 애정뿐만 아니라 동네 주민들의 편의와 안정감을 키워준다는 봉사 정신도 가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구는 올해 하반기 길음동 소리마을에도 모아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모아센터 개관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지역 주민들의 손발이 되겠다는 방침이다.

성북구 관계자는 “마을 지킴이분들께서는 워낙 열정이 넘치시고 근무시간이 겹치는 오후 2~4시에는 전날 무슨 일이 있었다고 항상 공유하면서 근무 환경도 잘 만들어가고 있다”라며 “홍보가 더 잘되면 마을 주민들도 더 많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한천마을 같은 저층 주거지가 모인 마을은 재개발이 어려운 지역”이라며 “(비슷한 주거 지역인) 소리마을에도 모아센터 사업을 확대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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