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사용자 일 년 새 2배 성장 717만 명·테무 10배 늘어난 571만 명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소비자를 흡수하며 안방 시장을 내줄 위기에 몰렸다. 중국 업체들은 초저가·무료배송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한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금리·고물가 경기 불황 장기화로 해외직구를 통해 물건을 싸게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증가하며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 사용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앱은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알리익스프레스‘로 월평균 371만 명이 늘어났다. 지난해 8월 한국 시장에 진출한 테무는 월평균 사용자가 354만 명씩 늘어나며 2위를 차지했다.
해외직구를 통해 물건을 저렴하게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의 니즈와 초저가 제품을 배송비 없이 선보이는 이들의 전략이 맞물리면서 국내 시장에 빠르게 자리 잡은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토종 이커머스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앱 사용자 수는 1월 기준 717만5000명을 돌파했으며 테무는 570만9000명으로 지난해 8월 이후 10배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테무는 국내 토종 이커머스 업체 11번가(759만 명을)를 금세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은 중국 이커머스 이용자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시장 잠식은 시간문제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지난해 커머스 사업 호조에 힘입어 최대 실적을 달성한 네이버와 카카오도 영향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해 네이버와 카카오의 커머스 사업은 각각 41.4% 17.6%씩 성장했다.
네카오는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여전히 긴장의 끊을 놓지 않는 분위기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15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가격 소비 중심의 이커머스 플랫폼은 영향을 받을 것이지만 카카오는 가격 소비보다 가치 소비를 지향하고 있어 직접적인 영향권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도 최근 진행한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커머스 업체들이 제공하는 상품 정보나 종류가 광범위한 만큼 네이버쇼핑에 직접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이들이 자본력을 앞세워 빠르게 침투해나가는 것을 보면서 동향과 파급 효과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리와 테무의 성장이 오히려 네카오 광고 실적을 견인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 대표는 “중국 커머스 플랫폼은 경쟁 상대도 되지만 전략적인 파트너로도 볼 수 있다”고 전망했으며 홍 대표는 “가격 소비 위주의 종합몰에 새로운 플레이어의 참여로 마케팅 수요가 늘어나고 이는 카카오에 대한 광고비 집행으로 이어질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리는 현재 네이버 플랫폼에 DB(데이터베이스)를 연계해 광고를 집행 중이고 테무도 광고 집행 규모가 늘어날 것이라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게 네이버 측의 설명이다.
정부도 중국 이커머스 공세에 대응책 마련에 나선 가운데 네카오도 AI를 활용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세워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올해부터 AI 기반으로 초개인화된 검색, 커머스 등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화로 연결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솔루션 고도화·도착 보장·서비스·상품 커버리지 확대 등을 통해 입점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AI 기반으로 고도화된 추천·검색을 통해 초개인화 쇼핑 경험을 제공해 네이버 쇼핑의 경쟁력을 제고할 방침이다.
카카오도 4800만 명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에 AI 기능을 결합한 기능을 선보여 콘텐츠부터 구매까지 이어지는 광고 비즈니스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