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내달 20일 주총…작년 3월에만 2800여곳 주총소집 공고
3월 벚꽃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상장사들이 분주해졌다. 치열한 표대결을 앞두고 주총 안건이 산적해 있어서다. 이번 슈퍼 주총데이에선 오너 일가의 등기이사 선임 여부, 주주환원, 등기이사 보수한도 상향, 국민연금의 움직임, 행동주의펀드의 주주제안, 주목되는 미래 전략 등이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정기 주주총회소집공고를 공시한 기업은 현재 150여 곳이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오는 3월에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전 주총이 3월 20일 전후로 열렸던 전례를 감안하면, 이번에도 3월 중순과 말이 주총 ‘슈퍼위크’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난해 3월에만 2800여 개사가 주주총회소집공고를 공시했다. 주총 일정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는 내달 20일로 주총날짜를 확정했다.
올해 주주총회의 관전 포인트는 경영권과 주주제안을 놓고 벌이는 ‘표대결’이 주가 될 전망이다. 아주기업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소송 등의 제기·신청(경영권 분쟁 소송)’ 공시는 약 180건으로 집계됐다. 한미그룹은 OCI그룹과의 통합을 놓고 오너가 경영권 분쟁이 불거졌다. 통합에 반대하는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은 자신들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주총에 상정할 계획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맞섰던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롯데알미늄의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다양한 국내외 행동주의펀드들의 주주활동도 두드러진다. 행동주의펀드는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해소 노력과 맞물려 그 어느 때 보다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차파트너스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은 각각 금호석유화학과 태광산업을 상대로 주주제안 활동을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영국계 자산운용사 시티오브런던 등 5개 행동주의 펀드는 삼성물산에 자사주 매입과 현금배당 안건을 주주제안했다.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는 “얼라인파트너스의 7개 은행지주를 대상으로 한 주주서한, VIP자산운용의 삼양패키징 대상 주주환원책 요구, 글로벌 행동주의 펀드들의 삼성물산 대상 주주활동 등에는 모두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 확대 요구사항이 포함됐다”며 주주환원에 초점을 맞춘 행동주의펀드의 활발한 활동을 예상했다.
주총 때마다 존재감을 드러낸 국민연금공단의 움직임도 관심사다. 국민연금은 상장사들의 임원보수에 대해 2년 연속 반대시 일정한 기준에 따라 비공개 대화를 진행하는 등 지속적인 주주활동을 하고 있다. 포스코 차기 회장 선임 안건도 국민연금의 결정이 필요하다. 경기둔화 공포로 산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신사업 진출을 위한 정관변경도 주총 주요 안건으로 올라오고 있다. 임원 선임 안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도 주주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