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매체 taz는 20일(현지시간) 풍자와 유머를 다루는 페이지에 ‘다시는 평양에 가지 않을거야’라는 제목으로 클린스만에 대한 가짜 인터뷰를 실었다.
이 인터뷰에서 가상의 기자는 잦은 외유와 재택근무로 논란을 빚었던 클린스만을 “미국 캘리포니아(클린스만 현 주거지)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 비난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이에 클린스만은 “나는 미국인이 다 됐다. 요즘 직장인들은 재택근무를 하지 않나. 출근 시간이 예전처럼 중요하지 않다”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이어 기자가 “축구 감독이라면 현장에 있어야 한다”고 재차 말하자, 클린스만은 “교통편이 안 좋았다. LA에서 평양으로 가는 항공편이 극히 적어서 그랬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평양은 북한에 있다”는 기자의 말에 클린스만은 “그래서?”라고 받아쳤다.
이에 “당신은 한국 국가대표팀을 맡았고, 한반도는 둘로 나뉘어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클린스만은 “나는 독일인으로서 분단국가에 익숙하다. 서쪽과 동쪽으로 나뉘든, 남쪽과 북쪽으로 나뉘든 사고방식의 차이만 있을 뿐”이라며 횡설수설했다.
기자가 “최근 몇 달 새 북한의 수도인 평양에 가봤다는 뜻이냐”고 질문하자 클린스만은 “그렇다. 이제 김정은이 남한에서 벌어지는 일에 왜 그렇게 관심이 많았는지 알 것 같다. 대화를 나누는 내내 ‘그렇게 남한에 관심이 많으면 직접 내려가 보는 게 어때?’라는 생각을 했다”고 언급했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통화해 봤느냐는 질문에는 “메르켈 총리는 2006 월드컵 당시 라커룸에 왔지만 김정은은 오지 않았다. 왜 안 왔는지 이제야 이해된다”는 어이없는 답변이 이어졌다.
이 같은 풍자는 앞서 클린스만 감독이 인터뷰에서 “파주NFC는 ‘어둠의 왕국’ 북한과 너무 가까워서 지내기 싫었다”고 밝힌 문제의 인터뷰를 조롱한 것으로 보인다. 클린스만의 조국인 독일의 매체도 한국 대표팀 재임 시절 행동과 발언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 셈이다.
이외에도 바이에른 뮌헨 감독 재임 시절 기록한 성적과 기행들을 지적하기도 했다.
클린스만이 본인의 차기 행보로 바이에른 뮌헨 감독을 염두하고 있다고 하자 기자는 “그 팀에서 또 한 번 기회를 주겠느냐”며 “뮌헨에서 지금보다 경기당 평균 승점이 더 낮았던 마지막 감독이 바로 당신이었다”고 직언했다. 클린스만은 “하지만 그때는 팀원들에게 자신을 믿는 마음가짐을 심어줬다”고 자신감에 찬 발언을 했다.
그러자 기자는 클린스만이 뮌헨 감독 시절 불상을 가지고 와서 선수들에게 명상을 강요해 논란이 일었던 사실도 상기시켰다. 클린스만은 “아직도 왜 문제인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제가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한국에서는 아무도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았다”고 했다. 기자는 “불교는 한국에서 널리 퍼진 종교 중 하나”라고 지적했고, 클린스만은 전혀 몰랐다는 듯 “정말요? 흥미롭군요”라고 답했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16일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했으며 그를 선임한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마저도 교체를 단행, 20일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대회위원장을 임명했다. 이어 축구협회는 “정해성 위원장을 포함해 모두 11명의 전력강화위원을 새로 선임했다”고 밝히며 신임 감독 선정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