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업계, 보조금 100% 받는 5500만 원으로
LFP 배터리 탑재한 KG 모빌리티도 할인전 가세
실구매가↓…소비자 편익·전기차 판매량↑ 기대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 구매 보조금 확정 이후 할인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보다 까다로워진 보조금 지급 기준에 맞춰 할인을 통해 소비자의 구매력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22일 기아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일부 전기차 모델에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EV 페스타’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대상 차종은 △EV6(300만 원) △EV9(350만 원) △니로 EV(100만 원)이며 ‘봉고 EV’ 구매 고객에게는 최대 70만 원의 충전기 설치 비용을 지원한다.
전날 기준으로 지자체 보조금까지 확정된 제주도에서 기아의 EV 페스타를 통해 EV6를 구매할 경우 실구매가는 3891만 원까지 낮아진다. 정부 보조금 630만 원(EV6 롱레인지 2WD 19인치 모델 기준), 제주도 지자체 보조금 400만 원, 기아 할인 300만 원, 정부 추가 보조금 54만 원 등을 반영한 가격이다.
현대자동차도 조만간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등 주요 전기차에 대해 200만 원 가량의 할인 혜택을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기아가 이처럼 최대 300만 원에 이르는 가격 할인에 나선 것은 정부가 지난 20일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확정한 이후 여러 브랜드에서 할인 경쟁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보조금 체계 개편에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됐던 수입차 브랜드가 할인 경쟁의 시작을 알렸다.
정부는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는 상한선을 지난해 5700만 원에서 올해 5500만 원으로 200만 원 낮췄다. 이에 따라 작년 기준에 맞춰 5699만 원으로 가격을 설정한 테슬라 모델 Y RWD 모델은 현재 5499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 테슬라는 보조금이 확정되기 전인 지난 1월 한 달간 1대를 판매하는 데 그치며 판매 반등이 시급한 상황이다.
폴스타 ‘폴스타 2’, 폭스바겐 ‘ID.4’도 보조금 100% 지급 상한선에 맞춰 가격을 5490만 원으로 낮췄다. 할인 폭은 각각 100만 원, 200만 원 수준이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판매 중인 KG 모빌리티도 할인전에 뛰어들었다. 정부가 보조금 지급 기준에 ‘배터리환경성계수’를 도입하고 배터리 재활용 가치, 1회 충전시 주행거리 등을 고려한 보조금 체계를 마련하며 LFP 배터리 전기차의 보조금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KG 모빌리티는 “‘토레스 EVX’의 정부 보조금이 지난해 660만 원보다 203만 원 줄어든 457만 원으로 결정됐다”며 “보조금 축소로 인한 고객 부담 최소화는 물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한시적으로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할인 폭은 200만 원, 할인 기간은 올해 12월까지다.
여러 업체가 할인 경쟁에 나서며 소비자의 실구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전기차 시장이 지난해 16만2000여 대가 판매되며 판매량이 전년 대비 1.1% 줄어든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가능성도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