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전기차 출시’로 해법 찾는 완성차 업체
수입차 브랜드는 할인 정책 중심 판매 전략 세워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기차 절대 판매 대수가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 성장세가 둔화하는 상황이지만 자동차 주요 시장 중 판매량이 줄어든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이에 기업들은 소비자 접근성이 높은 ‘중저가’ 전기차를 출시하거나 할인 정책을 내세워 시장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25일 한국산업연합포럼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최근 몇 년간 680~123%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였으나 지난해에는 31.1% 성장하는 데 그쳤다. 전기차 시장이 초기 단계를 지나 대중화 시기에 접어들며 각국의 보조금 폐지·삭감, 충전 불편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한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내수 전기차 판매량은 16만7000여 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3% 줄어든 판매를 기록했다. 주요 자동차 시장 중 유일하게 판매량 감소를 기록한 상황이다.
다른 주요 시장의 경우 여전히 전기차 판매량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49% 늘어난 111만8000대를 판매했으며 유럽연합(EU) 38%(217만8000대), 중국 25%(667만7000대) 등으로 판매량이 증가했다.
이처럼 내수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축소가 더 빠르게 이뤄지자 여러 완성차 업체는 가격대를 낮춘 중저가형 전기차 출시를 통해 전기차 판매량을 늘릴 계획이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하반기 경차 캐스퍼의 전기차 모델인 ‘캐스퍼 일렉트릭’을 출시할 예정이다. 캐스퍼를 생산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은 이미 전기차 설비 전환을 마치고 이달 중 전기차 시험생산에 돌입했다. 양산 시점은 올해 7월로 예정돼있다.
기아는 올해부터 EV3, EV4, EV5 등을 연달아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중 EV3와 EV4가 올해 국내 출시될 전망이다.
구체적인 가격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기아는 중소형 전기차 모델의 가격으로 3만5000달러에서 5만 달러를 고려하고 있다. 우리나라 돈으로 약 4640만~6630만 원 수준이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까지 더할 경우 3000만 원대에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게 된다. 기아는 지난해 9월 경형 전기차 ‘레이 EV’를 2000만 원 후반대에 출시하기도 했다.
새로 중저가 전기차를 출시하기 어려운 업체의 경우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고려해 가격을 할인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테슬라는 ‘모델 Y RWD’의 가격을 5699만 원에서 5499만 원으로 200만 원 낮췄다. 정부가 전기차 구매 보조금 100% 지급 상한선을 5700만 원에서 5500만 원으로 낮춘 점을 고려한 할인 정책이다.
폴스타 ‘폴스타 2’, 폭스바겐 ‘ID.4’도 판매 가격을 5490만 원으로 낮췄다. 할인 폭은 각각 100만 원, 200만 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