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탄올 기술 발전하며 글로벌 선사들에 합격점
같은 기간 국내 조선사들은 VLAC 집중 수주
“메탄올 선박 시장서 빠른 적극적 대응 필요”
중국 조선사들이 올 초에만 18척의 메탄올 추진 선박을 수주하며 글로벌 메탄올 선박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시작하는 모양새다.
중국 조선사들의 메탄올 기술이 발전한 것도 이유지만, 국내 조선사들이 선종 다양화 전략을 펼치며 암모니아 추진 운반선(VLAC)에 더 집중하는 것도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지금에 안주하는 것이 아닌 적극적인 메탄올 선박 수주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조선사들이 전 세계적으로 올 초에 수주된 18척의 메탄올 선박을 모두 가져갔다. 중국 조선사들은 국내 조선사 대비 낮은 인건비 등을 통해 박리다매 형식으로 저가 선박을 대량으로 수주하는 반면,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는 크게 밀린다는 기존 인식과는 거리가 있는 결과다.
첫 번째 이유로는 지난해부터 중국 조선사들의 메탄올 추진 선박 관련 기술이 발전한 것이 꼽힌다. 중국 조선사들은 자국 내 발주를 통해 메탄올 선박 관련 건조역량, 경험을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점유율도 조금씩 늘릴 수 있었다.
중국 정부의 노력도 컸다. 지난해 말 친환경 선박 시장 진출을 위해 2025년까지 액화천연가스(LNG)를 비롯한 글로벌 친환경 선박의 절반 이상을 중국에서 생산한다는 ‘2024-2030년 조선업 녹색발전추진계획’을 발표하는 등 지속해서 투자를 늘려왔다.
그 결과, 중국 외 글로벌 선사들 역시 중국 조선사들의 메탄올 선박 관련 기술력이 충분한 안전성이 확보됐다고 판단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조금씩 메탄올 선박 수주를 따낼 수 있었다.
이외에도 국내 조선사들이 메탄올 선박 수주에 기존보다 적극적이지 않은 점 역시 중국 조선사들의 글로벌 메탄올 시장 선전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올해 국내 조선사들은 총 17척의 VLAC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HD한국조선해양이 13척, 한화오션이 2척, 삼성중공업이 2척을 수주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HD한국조선해양이 12척, 삼성중공업이 16척의 메탄올 추진 선박을 수주한 것을 고려하면 급격한 변화다.
이는 국내 조선사들이 지난해 메탄올 선박을 대거 수주해 선종 다양화 전략 차원에서 VLAC나 액화석유가스(LPG) 선박 수주에 좀 더 집중한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메탄올 선박 건조가 VLAC 건조 대비 시간이 좀 더 소요된다는 점도 일정 부문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다만 업계에서는 국내 조선사들이 메탄올 선박 시장에서 지금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초 일본 조선사들이 일부 선종이 한국·중국 조선사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자 초반에 적극 대응하지 않고 다른 선종에만 집중하는 전략을 펼쳤다”며 “그 결과 전체 선박 수주 점유율이 계속해서 밀리며 현재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조선사들은 1980년대 전 세계 수주 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2000년대 초반에도 30%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중국의 저가공세와 한국의 기술력 성장에 대응하지 못하고 현재는 약 5% 수준의 점유율만을 기록 중이다.
국내 조선사 관계자는 “최근 메탄올 추진 선박의 수주가 급감한 것은 선박 포트폴리오 다양화 전략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며 “최근 암모니아 운반선 등 다른 선종의 수주가 집중됐던 것은 사실이지만, 메탄올 추진 선박 수주 역시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