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가장 부유한 중국 기업인으로 꼽혀
“개혁개방 후 등장 중국 1세대 기업가”
중국 최대 식음료기업인 와하하그룹의 창업자인 쭝칭허우 회장이 79세 나이로 25일 별세했다고 차이나데일리가 보도했다. 추모식은 28일 저장성 항저우시 샤사에서 열린다.
쭝 회장은 1978년 중국이 개혁개방을 시작한 후 등장한 중국 1세대 기업가 중 가장 존경받는 인물로 꼽힌다. 현실적인 스타일과 혁신 정신은 대중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는 평이다.
쭝 회장의 자수성가 스토리는 더 많은 중국 기업가들이 실물경제에 집중하고 실용적이고 꾸준한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하도록 영감을 줄 것이라고 차이나데일리는 강조했다.
1945년 장쑤성 쑤첸에서 태어난 쭝 회장은 1987년 저장성 항저우의 한 학교에서 작은 식료품점을 맡아 어린이들을 위한 청량음료와 아이스크림 유통업자로 일했다. 이어 1989년 항저우 와하하 영양식품 공장을 설립했고, 2년 후에는 파산 직전의 지역 통조림 공장을 인수해 와하하그룹을 출범시켰다.
특히 1996년 와하하 AD 칼슘 우유를 출시하여 중국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2020년 이후에는 젊은 세대 취향에 맞춘 식음료를 잇달아 출시해 성공을 거둔 경쟁업체 눙푸산취안 등에 밀려 내리막길을 걷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와하하 제품 브랜드는 생수, 우유와 요구르트 음료, 탄산음료, 과일과 야채 주스, 차, 커피 음료를 포함해 200개 이상이다.
2022년 매출은 512억 위안(약 9조5000억 원)이며, 전국 81개 생산기지와 직원 3만 명을 보유한 중국 500대 기업 중 하나다.
검소한 삶을 산 것으로 알려진 쭝 회장은 미국 비즈니스 잡지 포브스에서 2010년, 2012년, 2013년에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으로 선정됐다.
그는 한때 “개혁개방이 없으면 와하하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중국 기업가들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국민을 위한 부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많은 고용 기회를 창출하고 공공 복지 활동에 참여해 국가의 경제ㆍ사회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쭝 회장은 중국 최고 입법부인 제10, 11, 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의 부대표를 역임한 적이 있다.
저장대 국제경영대학원 디지털경제 및 금융혁신연구센터 공동소장 판 헬린은 “쭝 회장은 개혁개방 이후 1세대 중국 기업가를 대표해 항상 실물경제에 집중했고, 금융이나 부동산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소규모 음료 사업을 음료 대기업으로 키웠다”면서 “그의 실용적인 기업가 정신, 인내, 어려움에 맞서는 용기는 다음 세대의 중국 기업가들이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장하게 하는 데 모범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와하하는 아직 차기 경영진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으나 2021년 12월 임명된 쭝 회장의 외동딸 쭝푸리(영문명 켈리 쭝) 부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해 최고경영자(CEO)에 오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쭝 회장은 생전에 쭝 부회장이 괄목할 만한 경영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전폭적인 신뢰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