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32% 올라…기대치 상회 ‘깜짝 실적’ 영향
“올해부터 빠르게 달라질 것…10년만에 찾아온 성장 사이클”
대규모 적자로 휘청이던 한국전력이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정상 궤도에 오르고 있다. 에너지가격이 안정화된 데 이어 요금인상으로 인한 판매단가도 오르면서 올해 연간 실적도 흑자를 달성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는 일제히 한전에 대한 목표주가를 높여잡고 있다.
26일 오후 2시 45분 기준 한국전력은 전 거래일 대비 5.73% 오른 2만4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한전 주가는 장 중 고점 2만495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한전은 올해 들어서만 약 32% 상승했다. 2017년부터 이어져 온 주가 부진을 만회하려는 모습이다.
지난해 4분기 한전이 ‘깜짝실적’과 흑자전환에 성공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요금인상에 따른 평균판매단가 상승, 에너지안정화에 따른 구입전력비 및 연료비 감소로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한전의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4% 증가한 22조 5186억 원, 영업이익은 1조 8843억으로 흑자전환하며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웃돌았다.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변동비가 절감된 영향이 컸다. 유연탄 발전소 이용률은 전년대비 3.4%p 하락했고 원자력 발전소는 6.3%p 상승했다. 전력구입비와 연료비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32.8%와 48.7% 감소했다.
몇년간 지속된 실적 부진을 만회한 모습이다. 한전은 2020년을 제외하고 근 6년간 실적 부진에 시달려왔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한전의 누적 영업손실은 43조1000억 원, 당기순손실은 34조5000억 원이다.
증권가는 올해 한국전력이 연간 실적에서도 흑자전환에 성공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한국전력이 실적을 발표한 이후 증권사들의 목표가 줄상향이 이어지고 있다. 리포트를 낸 9곳 중 8곳이 목표가를 높여 잡았다.
메리츠증권은 목표주가를 3만1000원으로 상향했고, 하나증권은 3만2000원으로 높였다. 유진투자증권(3만3000원), 신한투자증권(2만9000원), 현대차증권(3만2000원), SK증권(3만 원), 신영증권(3만2000원), 미래에셋증권 (2만7000원) 등도 목표가를 상향조정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3만2000원)은 기존 수치를 유지했다. 증권사 9곳의 평균 목표주가는 3만900원이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그간 어려웠던 만큼 이제는 외부환경이 한국전력에 유리한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중”이라며 “국제 에너지가격은 석탄가격을 중심으로 전년동기대비 여전히 크게 하락하고 있고, 유가도 안정화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어 “여기에 더해 정부의 전기요금에 대한 태도는 관대하게 바뀌었다”며 “4월에 있는 총선 이후에 추가적인 전기 및 가스요금 조정이 논의될 수도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분위기가 빠르게 달라질 수 있다. 신규 기저설비들이 가동하는 가운데 환율과 주요 에너지 원자재 가격 변동이 크지 않다면 연간 10조 원 이상 영업실적 달성이 가능하다”며 “비록 영업외비용이 늘어나긴 했지만 영업단에서는 과거 2015~2016년 사이클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볼 수 있다. 10년 만에 찾아온 성장 사이클을 환영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