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7회 연속 민주당' 광진을 '격전지' 떠올라
광진을 첫 도전장 오신환 “오세훈과 ‘시너지’ 기대”
“무조건 거대 양당은 아니다”...정치판 개혁 필요성도
“그래도 광진을은 고민정...당 문제와 지역구 의원은 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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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바꿔보려고요. 추미애 전 장관부터 민주당 믿고 지지해왔는데 달라지는 게 없네요.”
서울 광진을은 스윙보트 성향이 강한 ‘한강벨트’ 지역 중 하나다. 서울 지역구 중에서도 한강에 맞닿은 마포‧용산‧성동‧광진‧동작 등은 접전이 예상되는 곳들로, 4‧10총선의 핵심 승부처로 꼽힌다. 이중 가장 먼저 여야 대진표가 확정된 광진을에서는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과 국민의힘 오신환 전 의원이 맞붙는다.
광진을은 1996년 15대 총선부터 28년간 있었던 7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모두 민주당이 수성한 ‘텃밭’이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도 고 의원은 강력한 경쟁자였던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을 물리쳤다. 그러나 2022년 대통령선거와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더 많이 득표하면서 결과 예측이 어려운 접전지로 재분류됐다.
오세훈계로 불리는 오 전 의원이 광진을에서 고 의원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리턴매치’가 성사됐다는 관점도 있다.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광진을 민심을 듣기 위해 자양동 전통시장을 찾았다.
광진구 구의역 바로 앞 자양동 사거리에 고 의원 지역구 사무소와 오 전 의원 선거 사무소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있다. 광진을 첫 도전인 오 전 의원은 건물 외벽에 얼굴이 새겨진 현수막을 달았고, 고 의원은 ‘’ 등 4년간의 성과를 나열해놓은 점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정작 지역구민들은 고 의원이 지역에서 눈에 잘 띄지 않았다는 평가를 했다.
두 후보 사무소 사이 자리잡은 자양동 전통시장 골목에서 12년간 장사를 해온 김모 씨(44)는 “오 전 의원을 뽑을 것”이라며 ‘변화’를 강조했다. 김씨는 “4년 전 고 의원을 뽑았지만, 지역구에서 한 게 없는 것 같다”며 “경제 살릴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으로 뽑으려 하고, 부동산에서 오 시장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오 전 의원에게 마음이 간다”고 했다.
떡집을 운영하는 40대 여사장도 “찍어줬으면 결과로 보여줘야 하는 게 있는데, (고 의원은) 무엇을 했는지 알 수가 없다”며 “정치가 하는 게 없으니 관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도 누굴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안 든다”고 말했다.
변화의 방향이 국민의힘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있다. 거대 양당의 손을 들어주기는 싫다는 것이다. 자양동에서만 40년을 거주했다는 박모 씨(62)는 “국민의힘도, 더불어민주당도 다 싫다”면서 “제일 젊은 인물한테 표를 줄까 고민 중이다. 그래도 그들보다는 새로운 정치를 꿈꾸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광진을에는 진보당 박대희 성동‧광진구 위원장(42)도 출마를 한 상황이다.
박씨는 “검찰개혁 해야 하는데 민주당은 그것도 못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깡통 수준"이라며 “오 전 의원도 관악을에서 재선까지 하고 그저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려는 생각이라고밖에 안 보인다. 판 자체를 바꾸는 선택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통시장에서 만난 60대 손모 씨도 “나는 무당층이라 직전에 가야 마음을 정할 수 있겠지만, 정당 투표에서는 개혁신당에 투표해 권력을 분산시킬 것”이라고 했다.
전통의 민주당 텃밭답게 무조건 민주당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서울에서 택시를 운행하는 40대 김모 씨는 “자양동에서 나고 자랐다. 여기는 물어봤자 다 똑같다. 대다수가 고민정 의원에게 표를 준다고 답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탈나고 있어도 그건 당과 이재명 당대표의 문제이지 고민정 의원 개인은 지역에 잘하고 있다”며 이번에도 민주당 승리를 점쳤다. 오 전 의원에 대해서도 “새누리당, 바른미래당 왔다 갔다 하고, 관악을에서 재선한 사람이 여긴 왜 오나. 광진 주민을 호락호락하게 봐선 안 될 것”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