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디지털 자산 및 토큰 증권 사업 담당
“토큰 증권 생태계 마련…증권사 최초로 메인넷 선보일 것”
“토큰 증권 생태계를 구축한 게 지난해 큰 성과다. 웹3.0 생태계 구축을 위한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와 실무협력사 23곳이 모인 ‘토큰증권 워킹그룹’을 출범했다. 이원화된 협력 체계를 구축해 사업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이용재 미래에셋증권 디지털자산TF 선임매니저는 최근 이투데이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이 선임이 몸담은 디지털자산TF는 미래에셋증권의 디지털 자산 사업 전반을 맡고 있다. 전략, 상품, 개발 파트로 이뤄진 9명의 팀이 현재 토큰 증권 사업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2023년은 토큰 증권의 제도권 금융 편입이 가시화된 해였다. 이에 따라 그가 속한 디지털자산TF도 분주한 한 해를 보냈다.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NFI)’는 토큰증권을 시작으로 나아가 웹3.0 사업을 준비하는 연합체이다. SK텔레콤, 하나금융그룹이 참여했다. 토큰 증권은 미래에셋증권이, CBDC(중앙은행디지털화폐) 등과 연계된 사업은 하나금융그룹, 토큰과 연계된 일상의 다양한 서비스는 SKT가 맡는다. 이 선임은 “올해도 뜻을 같이할 수 있는 대기업을 만나 이니셔티브를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큰 증권 워킹 그룹에는 폴리곤 랩스, 파이랩테크놀로지 등 사업 실무를 위한 다양한 블록체인·콘텐츠·발행 기업 등이 함께한다. 이 선임은 “생태계 구축이 증권사 혼자서 이끌어간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혁신 기업과 함께 발전하는 게 웹3.0로 가는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3월 말에 토큰 증권 계좌 관리 기관 플랫폼을 선보이고, 올해 3분기 내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토큰증권 메인넷을 완성할 계획이다. 또 글로벌 메인넷 및 금융기관과도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 선임은 “작년에 니어, 폴리곤과 업무 협약을 맺었고, 3월에도 글로벌 대형 메인넷과 협력 체계 구축이 예정되어 있다”면서 “특히 올해에는 글로벌 금융기관과 협력에 주력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 선임은 금융산업 혁신을 위해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큰 증권 시장을 열기 위한 자본시장법·전자증권법 개정안은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해당 개정안에는 토큰 증권 시장에 필요한 분산원장의 정의,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신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그는 “정부 가이드라인을 고려해 다양한 회사들과 접촉하고, 파트너십을 맺을 것”이라면서도 “법이 있어도 새로운 시장에서 사업하기가 쉽지 않은데, 현재 제도도 없는 시장에서 사업을 해야 하니 힘들다. 가급적 총선 전에 법 개정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동산·미술품 등 비정형자산을 넘어 금융 상품 토큰화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이 선임은 “블랙록,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금융기관은 서로 펀드·채권·주식 등 금융상품을 토큰화하려고 한다. 스마트 컨트랙트로 구현하기 쉽고 가치 측정도 쉽기 때문인데, 우리는 글로벌 트렌드에 반대로 가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선임은 화폐의 역사와 비트코인의 미래를 다룬 책 ‘넥스트 머니’, ‘넥스트 파이낸스’ 공저자로, 일찍부터 블록체인 씬에서 활동해왔다. 그는 “블록체인으로 돈을 벌 수 있냐는 우려가 여전히 있지만, 역사적으로 돈을 벌 최적의 상황이 되었을 때 성장하는 산업은 없었다”면서 “앞서나가는 집단이 그 영역에서 이익을 만들어나갈 뿐이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 선임은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에 상장하고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될 거로 전망했었는데 모두 현실이 됐다”면서 “경제적 가치를 가진 모든 것들이 블록체인 위에서 토큰으로 거래되는 날이 곧 올 것이다. 토큰 증권이 큰 틀에서 RWA(Real World Asset)라고 생각한다”라고 전망했다.
안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