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개선 답변율 31%…작년 12월 조사보다 10%p↑
바이든 지지율 45%, 트럼프와 격차 2%p로 좁히는 데 그쳐
고령 리스크ㆍ부정적 물가 인식이 저평가 배경
경제보다 이민자 이슈로 관심 이동도 원인
미국인들의 경제에 대한 인식이 크게 개선됐지만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에 미치는 긍정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이 지난달 21~28일 미국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오차범위 ±2.5%포인트)를 진행한 결과 최근 2년간 경제가 좋아졌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31%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12월 조사 때보다 10%포인트(p) 상승했다.
또 개인의 경제적인 재정 상황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는 질의에 대한 답변율은 43%로 이전 조사 때보다 9%p 올라갔다.
짧은 기간 유권자들이 경제에 인식이 크게 좋아졌지만 현직 대통령에 대한 표심 변화는 뚜렷하지 않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45%)은 11월 대선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47%)과의 격차가 2%p로 직전 조사의 4%p보다 개선됐지만 그 폭이 제한적이다.
이 배경으로는 우선 치솟는 물가가 유권자들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WSJ은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는 경제 지표에도 유권자의 3분의 2 이상이 인플레이션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또 거의 4분의 3이 물가 상승이 가계소득 증가를 앞지른다고 평가했다.
바이든의 나이에 대한 우려도 국정운영 성적표가 표심으로 이어지지 않는 원인으로 꼽힌다. 응답자의 73%는 바이든의 81세의 나이가 재선에 나서기에는 너무 늙었다고 답했다. 작년 8월의 WSJ 조사 결과와 같은 수준이다.
77세인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다고 답한 비율은 52%다. 단 지난해 8월 조사 때보다 5%p 높아졌다.
유권자들이 이례적으로 경제가 아닌 이슈로 관심사를 전환한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응답자의 약 20%는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로 이민 문제를 꼽았고, 14%는 경제라고 답했다.
아울러 지난 2년간 WSJ 여론조사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바이든의 국경 안보 처리에 대해 유권자의 약 65%는 부정적 인식을 나타냈으며, 71%는 이민과 국경 안보의 발전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의 전쟁에 대한 바이든의 대처에 대한 평가도 작년 12월 조사 때보다 8%p 상승한 60%가 반대하는 등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WSJ은 “이번 조사는 2024년 대선 캠페인에서 가장 시급한 질문 중 하나인 경제 개선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서는 바이든의 재선 전망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며 “트럼프는 2024년 재대결 가능성에서 여전히 바이든보다 더 강력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