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에 전력설비 관련주 급등…제룡전기 상한가 기록
전문가 "앞으로 배전 부족현상 지속할 것…관련주 수혜"
최근 AI(인공지능) 시장이 개화하면서 전력 문제가 대두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한 콘퍼런스에서 이르면 내년부터 전기와 변압기 공급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는 발언을 해 관련주들이 크게 올랐다.
4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일론 머스크는 ‘보쉬 커넥티드 월드 컨퍼런스’에서 “AI의 연산 능력이 6개월마다 10배씩 증가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우리가 아마도 지금까지 존재했던 가장 큰 기술 혁명의 가장자리에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년 전에는 신경망 칩의 부족이 문제였고 그다음엔 변압기의 부족이 예측된다”면서 “다음 부족은 전기가 될 것이고, 내년엔 모든 칩을 구동하기에 충분한 전력을 찾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세계 전체 전력 수요의 2%에 해당하는 460TWh(테라와트시)였다. 2026년에는 620~1050TWh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그의 이러한 발언에 3·1절 연휴를 지나고 열린 첫 거래일인 이날 변압기, 전력케이블 등 전력설비 관련 종목들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201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수도 전력국에 변압기 공급을 시작해 이후 지속적 수주 잔액 증가를 이뤄내고 있는 제룡전기는 전 거래일 대비 29.83% 오른 2만72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올해만 70% 넘게 상승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 5월 편입 가능성도 거론되는 HD현대일렉트릭도 이날 전 거래일 대비 5.79% 오른 13만1600원에 장을 마쳤다.
HD현대일렉트릭의 지난해 연간 수주는 35억6400만달러를 기록하며 연간 수주 목표인 31억8600만달러를 초과 달성했다. 수주잔고는 43억2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8.6% 증가했다.
아울러 전력망 투자 수혜 주로 꼽히는 효성중공업도 15% 넘게 상승한 22만2500원에 장을 마감했으며, 이외에도 △일진전기(14.45%) △LS ELECTRIC(7.18%) △광명전기(6.98%) △가온전선(2.48%) 등도 큰 폭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미국의 배전 부족현상이 지속해 관련주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한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력기기 산업은 북미·유럽·중동 등 주요 권역별 시장을 중심으로 초호황 사이클이 상당 기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모두 미국 대형 생산거점을 바탕으로 한 북미시장 초고압 변압기 호황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광식 상상인증권 연구원도 “2024년 북미 배전 변압기 부족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중부·서부지역의 고객사 추가 확보를 통한 제룡전기의 신규 수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