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이·팔 전쟁 불똥…중동·동남아서 보이콧 확산

입력 2024-03-0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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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역 직원 2000명 정리해고 예정
지난해 4분기 동남아 매출 38% 급감
스타벅스 해명에도 불매운동 확산
올해 매출 전망치 하향 조정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하버타운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 로고가 보인다. 하버타운(미국)/AP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의 전쟁이 스타벅스에 불똥을 튀겼다. 스타벅스가 이스라엘에 전쟁 자금을 지원했다는 주장이 퍼지면서 중동과 동남아시아에서 대규모 불매 운동이 확산하는 가운데 매출 급감으로 2000명에 달하는 직원이 정리해고 위기에 놓였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동에서 스타벅스 운영권을 소유한 쿠웨이트의 알샤야그룹은 “6개월 동안의 지속적인 사업 환경 악화로 중동 전역에서 2000명의 일자리를 감축할 계획”이라며 “피해를 본 직원과 가족에게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알샤야그룹은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1900개 이상의 스타벅스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고용하고 있는 직원은 1만9000명에 달한다.

스타벅스는 그동안 이·팔 전쟁 발발 이후 자사가 이스라엘에 자금을 댄다는 인식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해 10월 장문의 성명을 통해 해당 주장이 거짓이라고 해명했지만, 중동 전역에서의 불매운동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슬람이 국교인 말레이시아에서도 보이콧이 확산하고 있다. 동남아 전역에서 스타벅스 브랜드를 운영하는 버자야그룹은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다고 밝혔다. 버자야그룹의 주가는 전쟁이 시작된 지난해 10월 초 이후 20% 이상 하락했다.

스타벅스는 말레이시아 웹사이트에 “우리는 정치적 의도가 없으며 수익을 정부나 군사 작전의 자금으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타벅스는 이스라엘과 2003년에 파트너십을 종료했다”며 “이스라엘에는 스타벅스 매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버자야그룹의 탄 스리 빈센트 회장도 “말레이시아 현지 본사에는 외국인 직원이 한 명도 없다”며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80~85%가 무슬림이다. 불매운동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한편 스타벅스는 1월 실적 발표에서 올해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락스만 나라심한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는 “중동 지역의 불매운동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며 “미국에서도 그 여파를 체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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