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만 기다립니다”...개인투자자 채권 순매수 크게 늘어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순매수가 크게 늘고 있다. 시장에선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이 확실하게 정해졌고, 금리 인하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어, 시세 차익을 얻기 위한 투자가 늘어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실질적 인하시기가 늦어지며 투자 성적은 좋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2월까지 국채와 지방채 등 장외 채권 순매수는 7조879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준 28.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 투자가 투자자들에게 인기있는 이유는 최근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은 반대로 올라가는 탓에 미리 채권을 사두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국가가 발행하는 국채나 우량한 회사채의 경우 만기에 원금과 함께 약속한 금리를 받을 수 있는데다, 만기가 도래하기 전에도 채권을 자유롭게 매매해 시세차익도 얻을 수 있다.
미국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부터 5.50%에 머물러 있었으나, 지난해 연말부터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스멀스멀 나와 올해 초까지 영향을 미쳐 채권 순매수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투자자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금리 인하 시기는 계속 늦춰지는 중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뒤 공개한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향후 기준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를 보면 올해 연말 기준금리 중간값을 4.6%로 예상한 바 있다. 즉, 금리를 0.25%포인트씩 3번 인하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4일(현지시간)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은 홈페이지를 통해 “난 그들(Fed)이 연속적으로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면서 “(Fed가) 올해 말까지 두 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결국 3분기에 금리 인하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에 투자자들의 투자 성적도 좋지 못하다. 연초부터 이달 5일까지 개인투자자가 1315억 원을 쓸어 담은 ‘ACE 미국 30년국채액티브(H)’의 경우 연초 이후 6%가 넘는 손실 중이다. 743억 원을 담은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 H)’도 10% 가까이 손실 중이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2년 상반기까지는 채권시장에서 개인들은 주요한 투자 주체가 아니었지만 이제는 ‘큰 손’으로 자리매김한 모습”이라면서 “저쿠폰 채권의 세후 수익률의 강점은 개인 투자자의 채권시장 유입을 지속시키는 또 하나의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저쿠폰채에 대한 개인 투자자 관심은 최소 1~2년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