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취약지역인 유명 데이트코스에서 공유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순기능인 ‘이동 편의성’의 효과가 나타났다. 지자체와 민간기업의 협업이 끌어낸 결과다.
8일 개인형 이동장치(PM) 업계에 따르면 교통 불편 해소를 위해 종로구 부암동, 평창동 일대에 배치된 기기들의 이용량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종로구 부암동, 평창동 일대는 카페와 갤러리, 숨은 맛집이 많아 최근 데이트코스로 주목받고 있다. 많은 인파가 모여들었지만, 인왕산과 북한산 사이에 있는 험준한 지형이 걸림돌이 됐다. 대중교통 노선에서 조금만 벗어나 좁은 길로 들어서면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졌고, 자동차 없이 도보로 이동하기 불편했다.
종로구청 차원에서도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나섰으나 예산 등 상황이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 자전거인 따릉이도 급경사 길을 오르는 데 도움이 되기는 어려웠다.
종로구 담당자는 공유 형태로 운영되는 전기자전거에 주목했다. 자유로운 이동과 반납(Free-Floating)이 가능해 대중교통이나 자동차가 다닐 수 없는 좁은 골목길에서의 이동이 가능했다. 페달을 밟는 신호를 통한 전기 모터의 추진력을 통해 급경사를 오르는데에도 큰 문제가 없었다.
종로구 담당자는 공유 모빌리티 기업 ‘더스윙’에 공유형 전기가전거 배치를 요청했다. 더스윙은 주민센터와 주요 데이트코스 스팟 등을 분석해 지난해 10월 부암동과 평창동에 각 50대의 전기자전거를 배치했다.
더스윙에 따르면 3개월 뒤 두 지역의 전기자전거 이용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통상 비수기로 분류되는 겨울철이었지만, 이용량은 기존보다 50%가량 늘어났다. 성수기인 6~8월 이용량은 종로구 평균의 25%에 지나지 않았지만, 배치 이후 종로구 평균 대비 3배 가까운 이용 수치를 보였다.
허승균 더스윙 데이터센터장은 “보행 이동이 어려운 고지대일수록 전동·내연기관 위주의 모빌리티 이동이 주가 된다”며 “좁고 경사가 심한 골목길이 많은 평창·부암동의 경우 전동 마이크로모빌리티 수요가 많을 수밖에 없는 곳으로, 지자체에서 선뜻 제의해주신 덕에 좋은 모델 사례를 만들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더스윙은 지난해부터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 자사 모빌리티 앱 스윙(SWING)의 이동 기록들을 분석하며 운영 역량을 높이고 있다. 최근 한양대, 서울대와도 잇따라 데이터 협약을 체결하며 공유 모빌리티 인프라 등을 구축하기 위한 정책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