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방어' 위해 차입금 늘린 건설사들, 미분양에 발목 잡히나

입력 2024-03-1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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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건설현장 모습. (출처=연합뉴스)

올해 건설업계는 미분양에 따른 사업 위험이 본격화 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PF(프로젝트파이낸싱) 우발채무 리스크로 차입금이 늘어난 가운데, 분양시장 불확실성으로 미분양 미해소가 장기화 할 경우 현금 흐름 악화 등 전반적인 차입금 부담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 한국기업평가(한기평)의 '주요 건설업체 2023년 잠정실적 발표' 보고서에 따르면 분석대상 16개 건설사들은 매출 등 외형은 성장한 반면, 원가 부담에 따른 수익성 하락은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건설사들의 합산 매출액은 2022년 대비 13.8% 증가한 87조7000억 원을 기록했으나, 높은 인건비와 원자재 값 인플레이션 여파로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2.5%p 하락했다. 여기에 현금 축소, 조달 환경 악화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 등으로 차입금이 늘면서 재무안정성도 저하 추세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인력수급 난항 등으로 지연된 공기를 맞추기 위한 돌관공사, 장기 미분양 물량에 대한 대손 반영에 따른 사업위험의 영향이 영업실적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늘어난 차입금도 재무 부담을 키우는 요소다. 대부분의 건설사들은 정부의 유동성 지원에도 지난해 하반기 PF 유동화 증권 차환리스크 부각으로 차입금이 증가했다. 이익 축소에 따른 현금흐름 저하, 분양선수금 감소에 따른 운전자본 부담으로 인한 현금 부족분을 외부자금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한기평은 해석했다.

다만 롯데건설이 지난해 1조 원 이상을 상환하면서 합산 총 차입금 규모는 전년(22조1000억 원) 대비 줄어든 21조5000억 원(동부건설 제외)을 기록했다. 늘어난 재무부담이 반영되면서 합산 부채비율은 전년 말 대비 5.8%p 상승한 172.2%를 기록했다.

한기평은 A급 건설사 중에선 GS건설과 신세계건설 등의 수익성 낙폭이 커지며 합산 영업이익률을 끌어내렸다고 평가했다. GS건설은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관련 재시공 비용 5500억 원을 일시 반영하며 영업손실을 냈다. 신세계건설은 미분양 사업들에 대한 대규모 대손 반영으로 수익성이 하락했다.

특히 올해 미분양에 따른 사업위험이 본격화 할 것이란게 한기평의 전망이다. 미분양 증가로 인한 운전자본 부담 등을 고려할 때 전반적인 차입부담은 확대할 것이란 평가다.

김 연구원은 "올해 미분양에 따른 공사미수금과 관련한 대손반영이 본격화 할 수 있으며 이는 즉각적인 자본감소와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부터는 외형 축소 흐름도 관찰 될 것이다. 주택 매수 관망세로 분양경기 개선이 제한적이고, 대출금리 현실화에 따른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 저하로 고분양가 책정도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며 "연내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기평은 이달 4일 기준 등급전망이 '부정적'이거나 등급감시대상이 '부정적 검토'로 부여된 건설사로 롯데건설, 신세계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한신공영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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