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1억 원 돌파를 예견했던 영국 대형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비트코인이 개당 2억 원을 넘길 것이라고 내다봤는데요.
제프리 켄드릭 SC 가상자산 연구 책임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향후 24개월 동안 계속해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말 20만 달러(약 2억6000만 원)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그는 “이후 반감기로 인해 공급이 더욱 줄어들면서 올해말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약 1억 3000만 원)를 기록할 것이다. 시장 상황 및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 등이 가상자산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은 올해 신고점을 경신하고 2025년에는 최대 15만 달러(1억9815만 원)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바라봤습니다.
특히 루나-테라 사태와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 등으로 많은 기업과 프로젝트들이 연쇄 붕괴됐습니다. 같은 시기 가상자산 전문 펀드들의 투자도 크게 위축되며 업계 전체가 힘든 나날들을 보냈습니다.
힘을 받지 못하던 비트코인이 다시 오름세를 탄 것은 ‘제도권’으로 편입됐기 때문인데요. 2024년 1월 11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습니다.
승인 초반에는 큰손 그레이스케일의 차익 매물이 쏟아지며 비트코인 가격이 지지부진했으나 피델리티, 블랙록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매수세가 폭증하며 가격을 끌어올렸습니다.
그중 ETF 대장격인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는 상장 7주 만에 AUM이 100억 달러(13조 1000억 원)를 돌파했는데요. 미국의 최초 금 기반 ETF가 운용자산 100억 달러를 달성하기까지 약 2년 이상이 소요된 것과 비교되는 기간입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금 ETF를 뛰어넘는 것은 너무 쉬운 목표일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죠.
구글 모회사인 7위 알파벳(시총 1조6880억 달러)을 비롯해 시총 상위권에 포진한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기업) 역전도 가능하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대감에는 4월 반감기와 규제 해소를 꼽을 수 있습니다. 반감기란 비트코인의 채굴량이 줄어드는 시점을 말하는데요. 현재 주간 평균 비트코인 채굴량은 6300개 수준이지만 최근 비트코인 현물 ETF 상위 4개 기관의 주간 매입량은 평균 4만 개 수준입니다.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오고 있는 상황이죠.
여기에 영국 규제당국도 가상자산 관련 상장지수증권(ETN)의 승인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추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알트코인 대장주 이더리움은 5월 예정된 현물 ETF 심사서 승인 가능성이 점쳐지며 크게 상승했죠.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은 약 4814억 달러로 월마트(4884억8000만 달러), JP 모건 체이스(5423억4000만 달러), 테슬라(5661억6000만 달러) 시총을 넘보고 있습니다.
시총 상위권에 포진한 바이낸스 코인과 솔라나도 크게 올랐는데요. 거래소 자기발행 코인인 바이낸스 코인은 예치 후 보상을 받는 런치풀 서비스에 수요가 몰리며 2년 만에 500달러 선을 넘어섰고 솔라나도 탈중앙화 거래소(DEX)의 거래량 급증과 에어드랍 전략이 성공하며 150달러를 터치했죠.
이 같은 상승장에 대해 정석문 코빗리서치센터장은 “2024년 말까지 가상자산의 전체 시가총액이 4조5000억에서 5조 달러 구간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이어 “올해 제도권 자금의 유입은 연준의 긴축 정책 종료 또는 완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짐에 따라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온체인 분석 플랫폼 크립토퀀트는 “ETF로 인해 기관의 투자가 활성화된 시점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결국 투자에 앞서 비트코인 가격이 언제나 오르기만 할 수는 없다는 것을 유의해야만 하는데요. 반감기를 앞두고 20~30%의 하락이 발생한 만큼, 변동성에 대한 리스크를 주의해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