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사과는 잘못이 없다

사과를 먹기 시작한 역사는 4000년 전쯤이라고 알려져 있다. 중앙아시아 코카서스산맥에 야생 사과나 배나무가 가득하고, 여기가 사과의 시작으로 짐작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17~18세기 청나라를 통해 들어왔고, 당시 귀한 과일이라 쉽게 구경할 수도 없었다. 1902년 '국광', '홍옥' 등이 재배를 시작하고 나서야 대중적으로 먹을 수 있는 과일이 됐다.

최근 사과가 연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해 흉작이 되면서 수급량이 크게 줄었고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12일 기준 후지의 도매가격은 10㎏ 가격은 9만1700원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4만 원 수준에서 무려 2배 가까이 올랐다. 지난해 흉년이었던 배 역시도 15㎏이 10만3000원으로 지난해 5만 원대에서 가격이 100% 올랐다.

과일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물가도 덩달아 오르고 서민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사과가 지목되는 상황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정부의 전폭적인 할인지원에 소매가격은 조금씩 안정되는 상황이다. 사과 10개 소매가격은 12일 기준 3만97원으로 지난해 2만3063원에서 약 1만 원, 배는 10개가 4만4만2808원으로 전년 2만8523원에서 1만5000원 정도가 오르는데 그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서 말 그대로 사과는 죄가 없다. 죄를 묻자면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 악화와 병해충이다. 앞으로 상황도 좋지 않다. 올해 겨울 따뜻한 기온이 이어지면서 생육에는 나쁜 환경이 됐고, 이제 남은 것은 4월과 5월 냉해를 피하는 것만이 올해 사과 생산을 장담할 수 있다.

정부는 물가를 잡기 위해 역대급 할인지원에 연일 업계와 만나 가격 안정을 당부하고 있다. 물론 현재 상황을 타계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올해 사과가격을 잡기 위한 준비도 필요하다. 마트도 중요하고 업계와의 간담회도 좋다. 일단 잘못이 없는 사과가 올해도 지탄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준비해야 할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