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가 4개월 만에 반등하고, 거래량이 늘어나는 등 매매심리가 회복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 타입의 매매가가 직전 최고가를 웃도는 회복률을 보이며 상승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시적 반등은 기대할 수 있지만, 대세 상승으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8일 아파트 실거래가 플랫폼 아파트투미 통계를 분석한 결과 이날 기준 서울 25개 자치구 전용 84㎡ 타입의 매매가 회복률은 79%~91%로, 평균 회복률은 82.68%로 나타났다.
자치구별로 보면 전고점 대비 가장 높은 수준으로 회복한 지역은 종로구(91%)다. 종로구 명륜동 '명륜아남' 1단지는 이달 3일 12억4000만 원에 거래돼 전고점(12억3000만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또 홍파동 '경희궁자이' 2단지는 지난달 25일 21억4000만 원에 손바뀜 돼 전고점(22억2500만 원)의 96% 수준으로 가격을 회복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종로구는 지역 특성상 아파트가 적고 업무시설이 많다"면서 " 대단지 신축아파트는 경희궁자이가 유일하다는 특수성이 작용해 수요가 쏠리면서 가격을 회복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구(88%), 강남·용산구(87%), 성동구·서초구·광진구(86%), 마포구(84%), 송파·금천구(82%) 등 순으로 높은 회복률을 보였다. 서울 집값 바로미터인 강남구와 공급 물량이 적은 종로구, 중구를 제외하면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의 회복세가 도드라졌다.
실제 마용성 지역의 하락 거래 비중은 지난해 12월 55.6%에서 올해 2월 33.3%로 크게 감소했다. 용산구 보광동 '신동아1'는 1월 27일 24억 원에 손바뀜 됐다. 이는 직전 최고가 24억 원을 100% 회복한 가격이다. 이촌동 '한가람'은 지난달 29일 21억6000만 원에 팔리며 전고점인 24억 원까지 10%가량을 남겨뒀다.
김 소장은 "마용성 중 용산은 전고점 수준으로 호가가 올라왔다. 신축 또는 재건축 단지들은 어마어마하게 올라온 반면 동부 이촌동 리모델링 단지들은 회복세가 낮아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매매가 회복세가 가파른 가운데 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과 실거래가 지수 등 시장 지표들도 상승 흐름을 타고있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2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에선 서울의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도 전달 대비 7.1p 오른 111.4p를 기록하는 등 본격적인 반등에 대한 기대 심리가 커지는 추세다.
다만 매물 적체가 두터워 전고점을 뚫고 상승할지는 미지수다. 아실 통계를 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 건수는 8만2025건으로, 2021년 4월 이래 최다 물량이다. 거래량이 늘고 상승 거래가 나오지만 여전히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내놓는 이들이 더 많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를 종합할 때 일시적 반등은 가능하지만, 대세 상승으로 전환하는 지표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부장대우는 "최근 상승한 지표들은 보합에서 약간 회복한 정도다. 거래량의 경우 평년보다 적은 편으로, 일부 괜찮은 지역 급매물 위주로만 시장이 반응하고 있는 상태"라며 "아직은 경기 전반과 시장 상황이 썩 좋지 못하기 때문에 연내 큰 폭의 가격상승 기대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최근의 지표는 등락을 거듭하는 보합의 일부분으로 볼 수 있어서 대세 상승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긴 어렵다"며 "최악은 넘어간 상황인 만큼 금리가 인하하면 3~6개월 정도 반등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