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지난 14일 2700선을 넘은 직후 다음날인 15일엔 30포인트 넘게 하락하며 다시 2700선을 내줬다. 이번 주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개발자 콘퍼런스,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 등이 열려 코스피 지수 고점 돌파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주 2년여 만에 2700선을 돌파했으나 하루 만에 다시 미끄러졌다. 특히 15일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조 원 넘게 물량을 쏟아냈다. 시장에선 이번 주 있을 FOMC를 의식한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이번 FOMC에서 주목할 점은 점도표 수정 여부다. 일각에서는 지난 12월 FOMC 당시 올해 2회 인하에서 3회 인하로 수정했던 점도표를 재차 2회 인하로 수정할 가능성도 거론되는 중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3월 초 상하원 증언에서 보여줬던 비둘기파 스탠스를 후퇴시킬 소지도 있는 만큼, 3월 FOMC 전후로 연준 발 불확실성이 증시에 퍼지는 모습이다.
연준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점도표에서 올해 연방기금금리 중간값은 4.5~4.75%로, 올해 25bp(1bp=0.01%p)씩 세 차례의 금리 인하를 예고했다. 올해 연방기금금리 중간값이 4.75~5%로 상향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기존 세 차례가 아닌 두 차례의 인하를 예고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즉 금리 인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커졌단 뜻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관심은 경제전망요약(SEP)과 점도표”라면서 “점도표는 위원 분포를 감안하면 인하 횟수 유지가 베이스 시나리오지만 인하 횟수 축소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글로벌 증시를 흔들고 있는 엔비디아의 AI 개발자 콘퍼런스(GTC)도 코스피를 흔들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시장에선 이번 콘퍼런스에서 엔비디아가 최첨단 그래픽가속기(GPU)인 'H200'의 성능을 앞서는 차세대 AI 칩 'B100'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2위를 기록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최근 엔비디아와의 연결고리로 인한 주가 상승을 맛봤다. 기존엔 삼성전자와 주가가 동조화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 삼성전자는 7만 원대에 머무르고 있지만, SK하이닉스는 연초 14만 원에서 이달 8일 장중 17만49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연일 경신했다.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16만 원대에서 움직이고 있으나 이번 엔비디아 콘퍼런스로 인한 낙수효과로 재차 전고점을 돌파할 수 있을지 여부도 지켜볼 만 하다. 21일엔 미국 마이크론 실적도 대기 중이어서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의 외국인 수급 변화도 관전 포인트다.
마지막으로 FOMC보다 하루 결과가 먼저 나올 예정인 3월 일본은행(BOJ) 회의도 중요하다.
최근 우리가 벤치마킹하고 있는 일본 증시에 강세엔 업 밸류업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BOJ의 대규모 금융완화정책이 있었는데, 이번 회의에서 정책 전환 가능성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가 종료된다면 엔화 약세 추세가 되며, 우리나라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단 전망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종료는 엔화 약세 추세의 마무리를 시사한다”면서 “엔화에 비해 원화가 약할 때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투자자가 매수우위를 보이고, 주가도 일본 대비 (우리나라가) 강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