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시가격을 보면 수도권과 세종은 소폭 오른 반면,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리는 대구는 다소 하락했다. 광주와 부산 등 충청 이남 지역에서도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가 현실화율을 동결 수준에서 적용한 영향이다.
19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따르면 전국에서 공시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세종시로, 올해 6.45% 올랐다. 지역별로는 전국 1.52% 올라 동결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6%대 상승률이 가장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오름세와 하락세 모두 소폭으로 나타난 것은 2020년도 수준의 현실화율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현실화율은 시세 대비 공시가격의 비율로, 수치가 커지면 일반적으로 공시가격도 올라간다. 국토부는 올해 부동산 공시가격 결정에 적용할 공동주택 현실화율을 2020년도 수준인 69%로 유지했다.
세종시는 지난해 30.68% 하락하고 2022년에도 4.57% 내려가는 등 2년 연속 공시가격 내림세를 보였던 지역이었다. 올해 세종시 공시지가가 뛴 이유는 2년 연속 하락한 기저효과로 보인다. 지난해 세종시의 집값이 하락과 상승을 반복한 상황에서 원도심인 조치원읍과 행복도시 중심의 집값 오름세도 나타나 이같은 영향도 일부 반영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집값 상승 지역인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도 공시지가가 올랐다. 서울은 3.25%, 경기는 2.22%, 인천은 1.93% 오르며 공시지가 상승 상위 5곳에 들었다.
한국부동산원이 최근 공개한 공동주택 실거래가지수에 따르면 1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0.45% 올라 작년 9월(0.94%) 이후 4개월 만에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있는 동북권은 1.33%, 용산·종로·중구가 소재한 도심권(1.21%), 마포·서대문·은평구 등이 위치한 서북권(0.60%) 등이 오름세를 나타낸 바 있다. GTX 노선 개통 계획으로 주목받고 있는 경기와 인천도 지난해 12월 하락에서 1월 들어 상승 전환하며 집값 회복세를 보였다.
공시가격 상위 10위 공동주택에는 모두 서울 지역 단지가 올랐다. 공시가격이 가장 높은 단지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더펜트파우스 청담'으로 전용면적 407.71㎡ 가구 공시가격은 164억 원이었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선 대전이 2.62%로 강세를 보였다. 유성·대덕구 등 정주 여건이 양호한 단지에서 집값 상승세가 작용하며 대전 지역 공시가격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공시지가가 내려갔던 일부 지역에서도 오름세가 나타났다. 2023년 공시지가가 12.77% 내려갔던 충북은 올해 1.1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 역시 지난해 4.37% 내려갔으나 올해는 0.04% 올랐다.
반면 공시지가가 가장 많이 내려간 곳은 대구로, 4.15% 하락했다. 미분양 적체가 여전한 상황에서 공시지가 상승은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가 공개한 지난해 12월 기준 지역별 미분양 물량 집계에서 대구는 전국 중 가장 많은 1만245가구 미분양이 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외에도 충남을 포함한 남부지역에서는 연속 공시지가 하락이 나타났다. 대구에 이어 공시지가가 하락한 곳은 광주로, 3.17% 내려갔다. 광주는 지난해에도 8.75% 하락한 바 있다. 부산은 지난해 18.05% 내려간 데 이어 올해도 2.89% 하락했다. 지난해 7.99%, 10.61% 내려갔던 전북과 전남은 올해 2.64%, 2.27% 내려갔다. 이외에도 △충남(-2.64%) △제주(-2.09%) △경남(-1.05%) △경북(-0.92%) △울산(-0.78%)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