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총리 "의료개혁, 미룰 수 없는 과제…필수·지역의료 살리기 위한 것"
한덕수 국무총리가 20일 2025학년도부터 의과대학 입학정원 2000명 확대 방침을 "의사 부족 해소를 위한 최소한의 숫자"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의료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했다.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에 반발한 의료계 집단행동이 한 달을 넘자 정부가 20일 '의료개혁 대국민 담화문'으로 재차 설득하고자 나선 것이다. 담화문에서 한 총리는 '2000명'이라는 의대 증원 규모가 필요한 이유와 함께 의료개혁 필요성도 밝혔다.
한 총리는 "인구 변화와 사회 변화, 의학의 발달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할 때 의사 인력 자체를 충원하는 작업 없이는 국민에게 의료 서비스를 충분히 공급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의대 증원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인구 1000명당 임상의사 수(한의사 제외)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꼴찌 △급격히 진행되는 고령화 등을 의대 증원 이유로 꼽은 한 총리는 "정부는 증원 규모를 최종 결정하기에 앞서, 전국 의대 교육 여건과 희망 인원을 여러 차례 협의하고, 직접조사도 했다. 교육 여건과 지역 의료 현실을 감안해 증원 규모를 2000명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전국 의대 입학 정원을 2000명 늘려도 교육 여건상 충분히 수용 가능하다고 밝힌 한 총리는 "2000명을 증원하더라도 현행 법령상 기준뿐 아니라, 의학교육 평가인증원 인증 기준을 준수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2000명의 증원은 의사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최소한의 숫자"라며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 '더 적은 규모로 타협' 등에 대해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의대 정원 351명 감축 결정을 언급하며 "정치적 손익에 따른 적당한 타협은 결국 국민의 피해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우리 정부는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사실상 불가 방침도 밝혔다.
특히 한 총리는 "그때 351명을 감축하지 않았더라면, 지금까지 6600명의 의사가 추가로 확보됐을 것이며, 2035년에는 1만 명이 넘는 의사가 배출됐을 것"이라며 "지금부터 2000명을 증원해 달성하고자 하는, 바로 그 규모"라고 했다.
이어 "2000년의 타협이 2035년의 의사 부족을 초래했고, 2024년의 갈등과 분란을 낳았다. 지금의 혼란과 국민이 겪는 고통에도,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를 달성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또 "의대 증원만으로 필수·지역 의료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정부는 잘 알고 있다"며 의료계 요구를 반영한 의료개혁 4대 과제도 실행 중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한 총리는 "우선 올해 들어 1조 원을 들여 필수의료 수가를 인상한다. 향후 5년간 10조 원 이상을 이 분야에 더 투자할 계획"이라며 "필수의료 분야 중심으로 전공의 수련비 지원, 연속근무 시간 줄이는 시범사업도 곧 착수한다"고 했다.
필수의료 중심 보상체계 개편을 위한 세부 계획 마련과 함께 한 총리는 "필수의료 분야 의료인이 가치에 걸맞게 정당하게 보상받고 보람있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지역 의료 강화를 위해 한 총리는 '전남 의대 신설 검토' 방침도 밝혔다. 먼저 전남 의대 신설 검토와 관련, 한 총리는 "지역 내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고, 절차에 따라 신청이 이뤄지면, 정부가 신속히 검토해 추진해나가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지역의료 투자 강화, 우수한 지역병원 육성, 지역 인재 선발 및 지역 의료기관에 장기근무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을 밝힌 한 총리는 "(내년부터) 늘어나는 2000명의 정원을 비수도권 의대와 소규모 의대, 지역 거점병원 역할을 수행하는 지역 의대에 집중 배정하겠다. 신입생은 지역인재 전형을 적극 활용해 선발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이외에도 한 총리는 "국립대 교수 1000명 신규 채용을 포함한 범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지원도 신속히 실천에 옮기겠다. 예산 편성과 국회 협의 등의 절차도 빠짐없이 챙기겠다"고 했다.
이 밖에 한 총리는 "의료개혁 목표는 정부와 의료계가 진정한 파트너가 돼 의견을 모으고, 누적된 모순을 풀어 국민은 더 건강해지고 의료계는 더 발전할 수 있도록, 기틀을 닦는 데 있다"며 "4월부터 가동하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이러한 목표를 이루는 논의의 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은 의료개혁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정부는 오직 국민만 바라보며, 임무를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 총리는 담화문에서 의료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규정하고, 현 정부 출범부터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해온 점을 설명한 뒤 "핵심은 우리 국민이 지금 당장은 물론 앞으로도 만족스러운 의료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