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나 설립자가 직접 ‘중단’ 요청…러그풀ㆍ사기 사례 빈번
“발행자에 의무나 책임 없어 취약…추천하는 방식 아냐” 경고
최근 솔라나 기반 ‘밈 코인 프리세일’ 유행에 솔라나 설립자까지 해당 방식의 토큰 발행을 멈춰줄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밈 코인 프리세일은 과거 이더리움(ERC-20) 기반 가상자산공개(ICO) 열풍을 떠올리게 하지만, ICO와 달리 발행자가 어떤 책임이나 의무도 지고 있지 않아, 접근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0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솔라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밈 코인 프리세일(프리세일)’이 유행하고 있다. ‘프리세일’은 X(구 트위터) 등 SNS 인플루언서가 지갑 주소를 공개하고, 해당 주소로 자금을 전송한 지갑에 ‘밈 코인’을 에어드랍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불고 있는 밈 코인 광풍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서는 가운데, 도지(DOGE), 페페(PEPE) 등 상위 5개 밈 코인 역시 최근 한 달간 최소 40%, 최대 400% 이상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밈 코인에 대한 관심이 다시 뜨거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밈 코인 광풍의 중심에는 솔라나 체인이 있었다. 솔라나 기반의 밈 코인인 봉크(BONK), 도그위프햇(WIF) 등이 연이어 엄청난 상승률을 보였고, 특히 북오브밈(BOME), 슬러프(SLERF) 등 ‘프리세일’로 발행된 밈 코인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솔라나 생태계에 ‘프리세일’이 유행처럼 번지는 중이다.
실제로 이달 14일 ‘프리세일’을 통해 출시한 북오브밈(BOME)은 출시 이후 가격이 급등해 출시 3일 만에 바이낸스, 게이트아이오 등 중앙화 거래소에 상장됐고, 상장 이틀 만에 시가총액 12억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후 내부자 거래 이슈와 후발 밈 코인에게 밀리며 고점 기준 50% 넘게 하락했으나, 출시일 기준으로는 여전히 110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후 솔라나 커뮤니티에서는 슬러프(SLERF)를 비롯한 다양한 ‘프리세일’ 밈 코인 발행을 위한 모금이 진행된 바 있다.
이 같은 ‘프리세일’의 유행은 얼핏 과거 이더리움 기반(ERC-20) 토큰의 ICO 열풍과 유사한 것처럼 보인다. 투자자는 거래소에 상장되기 전 토큰을 미리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고, 상장 이후 상승한 가격에 판매할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프리세일’이 해당 토큰 발행을 주도하는 인플루언서 개인에 의존하는 방식인 만큼, 국내외 업계에선 프리세일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메시지가 속속 나오고 있다.
19일(현지시각)에는 솔라나 설립자인 아나톨리 야코벤코가 직접 프리세일 중단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같은 날 업로드된 블록체인 분석가 ‘잭XBT(ZachXBT)’의 게시글을 인용해 “(프리세일을) 그만두라”고 말했다.
잭XBT도 이날 여러 게시글을 통해 “솔라나 커뮤니티에서는 총 33개의 프리세일을 통해 79만6000 솔라나(한화 약 2000억 원)가 모금됐다”고 전하면서, ‘프리세일’을 통한 사기·러그풀 사례를 공유해 위험성을 알리기도 했다.
디스프레드 리서치팀 역시 ‘프리세일’을 두고 “참여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리서치팀은 “프리세일이라고 표현되고 있지만, 판매자는 어떤 책임과 의무도 없다”면서 “단순히 토큰 발행자가 임의적으로 실행하는 에어드랍에 대한 기대감에 의존하는 만큼, 토큰을 준다고 명시하지 않은 사례도 많고, 자금을 전송받은 후 토큰을 지급하지 않고 사라져버리는 사례도 자주 등장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에는 프로젝트의 공식 X(구 트위터) 계정을 해킹해 모금을 시도하는 사례도 종종 발견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