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마켓, 로봇 통합운영 솔루션·스저온 물류 서비스 도입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메기’로 부상한 중국계 이커머스 기업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한국에 대규모 풀필먼트센터(통합물류센터) 확보 계획을 밝히자,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도 자체 물류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25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알리의 모회사인 중국 알리바바그룹은 연내 2억 달러(약 2700억 원)를 투입해 수도권에 18만㎡(약 5만4450평) 규모의 풀필먼트센터(통합물류센터)를 구출할 것이란 사업계획서를 최근 한국 정부에 제출했다. 축구장 약 25개 면적의 풀필먼트센터를 세워 쿠팡 로켓배송에 필적할 신속배송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계산이다. 알리가 한국에 대규모 통합물류센터를 갖추며 상품 배송기간이 크게 단축돼 초저가 가격에 배송 경쟁력까지 더해져 국내 이커머스 기업의 위기감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같은 알리의 공세에 질세라,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도 앞다퉈 물류 인프라 투자를 늘리며 배송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그룹 계열 G마켓은 자체 풀필먼트 서비스 ‘스마일배송’의 물류기지인 경기 화성 동탄메가센터에 이종로봇을 통합운영·관리하는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했고, 최근 현장 검증에 들어갔다.
스마일배송은 G마켓이 2014년 시작한 익일배송 서비스로 판매자의 주문부터 입고, 재고관리, 포장, 배송까지 대행하는 서비스다. 자동화시스템은 로봇 통합운영 솔루션으로 서로 다른 형태 로봇을 통합 제어·관리·운영하는 신기술로, 스마일배송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했다. G마켓 관계자는 “상품 적재부터 피킹, 운반, 정리 등 모든 작업을 로봇이 수행하면서 물류센터 공간 효율이 최대 3배 이상 증가했고, 작업 효율도 크게 높아졌다”고 전했다.
앞서 G마켓은 오픈마켓 판매자 대상 ‘스마일배송 저온 물류 서비스’도 새로 시작했다. 경기도 이천 스마일배송 저온센터를 활용하면 오픈마켓 판매자는 별도 물류센터를 활용하지 않아도 냉장·냉동제품을 익일배송할 수 있다. 현재 냉동제품만 저온센터에서 배송되는데, 올 하반기엔 냉장상품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11번가도 이달 오픈마켓 판매자를 대상으로 자체 풀필먼트 서비스인 ‘슈팅셀러’를 신규 론칭했다. 판매자가 물류센터에 제품 입고만 하면 보관, 포장, 배송, 재고관리, 교환·반품 등 물류 과정을 11번가가 대신해준다. 그동안 직매입 상품에만 적용하던 익일배송 범위를 오픈마켓 판매 상품까지 확대한 것이다.
SSG닷컴은 최근 신세계 남산 트리니티홀에서 열린 협력사 초청 간담회에서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배송 경쟁력 강화’를 제시했다. 우선 올 4분기 경기도 광주에 자동화 설비와 콜드체인을 갖춘 첨단물류센터를 오픈할 계획이다. 새 첨단물류센터가 세워지면 하루에 20만 건 이상의 주문을 추가 처리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알리의 한국 시장 공략으로 기존 오픈마켓 업체들의 점유율도 위협받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물류 인프라 강화라는 출구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