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현대차, 글로벌 전기차 파트너 잇따라 붕괴

입력 2024-04-0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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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 플랫폼 공동개발 카누 “존속 가능성↓”
현대차와 동반관계 1년 만에 결별 선언
상용EV 공동개발 英어라이벌 ‘상장폐지’
美기관 “EV 제조사 15%, 3년 이내 도산”

▲한때 현대차그룹과 소형 및 상용 EV 공동개발을 위해 협약을 맺었던 미국과 영국 스타트업이 잇따라 무너지고 있다. 상용 EV 공동개발에 나섰던 영국 어라이벌은 나스닥 상장 폐지가 결정됐고, EV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을 위해 손잡았던 '카누'는 현대차와 결별 3년 만에 '자금난'을 겪고 있다. 사진은 현대차 아이오닉 5. 사진제공 현대차

현대차그룹과 한때 전기차(EV) 공동개발을 나섰던 글로벌 파트너사들이 잇따라 무너지고 있다. 일부는 상장폐지, 또 일부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존속 가능성이 작다’는 현황을 공개하는 등 최근 EV 산업의 위기를 대변했다.

2일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020년 현대차와 EV 플랫폼 공동개발에 나섰던 미국 스타트업 카누(Canoo)는 재정난을 이유로 “회사의 존속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라고 밝혔다.

카누는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경영분석 보고서를 통해 “사업의 지속성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지적됐다”라며 “추가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잠재적으로 사업철수를 고려해야 한다는 회계기관의 분석이 있었다”고 전했다.

2017년 설립된 카누는 'EV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에 특화된 스타트업이다. 먼저 EV 핵심부품인 배터리와 구동모터 등을 하나의 표준모듈로 만든다. 그 위에 용도에 따라 다양한 모양의 상부 차체를 올릴 수 있다. 그러나 경쟁사의 포화ㆍ시장수요 둔화 등에 밀려 양산 체제 구축에 실패했다.

실제로 런던증권거래소그룹 LSEG(London Stock Exchange Group)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카누의 연간매출(2024년) 전망치는 1억5250만 달러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최하 5000만 달러에 머물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왔다.

로이터통신 역시 “미국 EV 스타트업의 방향성을 제시했던 카누가 중요한 위기를 맞았다”고 보도했다.

앞서 카누는 2020년 현대차그룹과 스케이트보드 공동개뱔 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약 1년 만인 2021년 “자체적인 EV 개발 및 생산을 추진한다”며 현대차와 결별을 밝힌 바 있다.

현대차와 상용 EV 파트너십을 맺었던 영국 스타트업 '어라이벌' 지난 2월 나스닥에서 상장 폐지됐다. 수요자 중심 다품종 소량 생산 방식의 ‘마이크로 팩토리’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던 곳이다. 현대차는 2019년 12월 8000만 유로(당시 약 1031억 원), 기아는 2000만 유로(당시 약 258억 원)를 각각 투자했다.

전세계 100개 소형 공장을 추진하고 연간 100만 대 EV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현금 고갈에 빠진 끝에 상장 폐지됐다. 현대차는 이미 손실 부분이 사업 재무제표에 반영된 만큼 상장폐지로 인한 추가 손실 우려는 적다는 뜻을 밝혔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영국 어라이벌의 마이크로 팩토리 개념을 바탕으로 현대차는 싱가포르 혁신센터를 구축하는 등 일정 부분 성과를 얻었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글로벌 EV 스타트업의 줄도산은 점진적인 'EV 수요 둔화'에 직면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20년에서 2022년 사이에 상장한 EV 또는 배터리 스타트업 43곳 중 3곳은 파산신청을 했고, 2곳은 다른 기업에 인수합병 됐다”라며 “나머지 18곳은 현금 고갈 위기에 처해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IT시장 조사기업 가트너 역시 “최근 10년 사이 설립된 EV 제조사 가운데 15%는 2027년 이전에 매각되거나 도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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