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노디스크 파트너링 데이 개최…“한국 기업과의 파트너링 관심”
전 세계에 비만 치료제 열풍을 불러온 ‘위고비(성분명 세바글루타이드)’를 개발한 노보 노디스크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유사체 치료제 외에 다양한 타깃의 비만 치료제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노보 노디스크 파트너링 데이’에서 토마스 랜드(Tomas Landh) 노보 노디스크 사업개발부 선임 과학자는 “현재 전 세계에서 150여 개 정도의 타깃으로 비만·당뇨 치료제가 연구되고 있는데, 전 세계 당뇨 인구가 4억 명인 것을 고려하면 부족하다. 훨씬 더 많은 약물 개발이 필요하다”면서 “대부분 인크레틴 계열이다.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게 아니라 다른 타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크레틴이란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대표적인 인크레틴으로는 GLP-1이다.
그러면서 토마스 과학자는 “미래에는 다기관적이면서 환자의 전체 건강에 대한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비만과 당뇨는 복잡한 질환으로 합병증과 동반질환도 해결해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유전자 치료제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국내에서도 비만과 당뇨의 유병률이 증가하는 만큼 관련 치료제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BMI 25를 기준으로 한다면, 한국 성인의 38.4%가 비만이고, 성인 당뇨병 유병률은 16.7%로 서양 국가와 대동소이하다”며 “비만은 대사 이상, 심혈관질환, 지방간, 우울증 등 여러 질환과 연관관계를 보인다. 당뇨도 적절히 조절하지 않으면 다양한 심혈관계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나와있는 GLP-1 유사체를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다. 생활습관 개선도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기업들도 이날 행사에 함께했다. 이영미 유한양행 부사장은 “GLP-1 유사체나 인크레틴 계열 치료제의 장점은 환자의 체중 감소뿐만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라며 “유한양행은 인벤티지랩과 함께 한 달에 한 번 주사맞는 GLP-1 유사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타깃을 활발하게 찾고 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올해 1월 장기 지속형 주사제 개발 기업 인벤티지랩과 함께 비만·당뇨 치료용 장기 지속형 주사제를 공동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위고비’의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 계열 비만 치료제 ‘IVL3021’을 장기 지속형 주사제로 개발할 계획이다.
최인영 한미약품 R&D 센터장은 “환자 편의성 측면에서 다양한 비만 치료제가 필요하다. 환자별 맞춤형 치료로 나아갈 것. 단순히 하나의 약으로 치료할 수 없다”면서 “체중을 감량하면 근손실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근육량을 늘리면서 체중 감량의 질을 좋게하는 접그에 대해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2025년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출시를 목표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차세대 비만 삼중작용제(LA-GLP/GIP/GCG) HM15275의 임상 1상 진입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하기도 했다. HM15275의 상용화 목표 시점은 2030년이다.
한편, 이번 행사는 노보 노디스크와 노보 홀딩스가 당뇨와 비만 등 혁신기술을 보유한 국내기업에 파트너링 및 투자 기회를 제공해 다양한 협력(연구협력, 공동개발, 라이센싱, M&A 등) 확대를 위해 마련됐다.
존 맥도날드 노보 노디스크 글로벌사업개발부 및 M&A 부사장은 한국 기업과의 파트너링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존 부사장은 “외부 파트너십이 중요하다. 다양한 기업과 파트너링을 맺고자 한다. 2018년부터 훌륭한 딜을 여러 차례 체결했다. 한국에도 훌륭한 기업이 많은 만큼 파트너링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차순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장은 “진흥원과 노보노의 업무협약으로 노보 노디스크의 기술력, 노보홀딩스의 투자 네트워크가 한국 바이오 기업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