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장 금리 인하 신중론에도 올라
“전례 없던 강세…달러 약세든 강세든 상승”
과도한 급등세에 경고음…“하락할 수도”
국제 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300달러(약 310만 원)를 넘어섰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의 중심인 6월물 금 가격은 전장보다 33.2달러(1.5%) 상승한 온스당 2315.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금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11.5% 뛰었고 최근 5거래일간 상승률은 4.3%에 달했다.
심지어 최근 금값은 과거와 달리 어떤 이유에서든지 무조건 오르는 이색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미국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가 보도했다.
정치적·경제적 불확실성 속 안전자산이나 인플레이션 위험 헤지(회피) 수단에 대한 수요 증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중앙은행들의 매수세 확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금이 고공행진 하고 있다.
심지어 이날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신중론을 피력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약화시켰는데도 금값이 오히려 올랐다. 파월 의장은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경제포럼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향해 지속해서 나아가고 있다는 확신이 서기 전에는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며 “강한 경제와 인플레이션 억제 진전을 고려하면 향후 데이터를 더 살필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뉴욕에 기반을 둔 독립 금속 트레이더인 타이 웡은 “금 시장의 전반적인 장밋빛 그림이 바뀌지 않았다”며 “파월 의장의 관례적인 신중한 접근 방식은 강세론자들을 걱정하게 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금 가격이 전에 없던 이상한 랠리를 펼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브로커XM의 아킬레아스 게오골로풀로스 애널리스트는 “금은 계속해서 중력을 거스르고 있다”며 “전례 없는 강세로 모든 시장 시나리오에서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금값은 미국 달러화 가치 하락이든 상승이든 계속 올랐다”며 “이는 외환보유고를 다각화하려는 특정 국가의 강력한 매수 수요 등 다른 요인이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라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금값 상승세가 과도하다며 경고음을 내는 목소리도 있다. 최근 랠리에 따른 모멘텀이 새로운 투자자를 끌어들였다 해도 일반적으로 안정적인 원자재인 금 가격이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치솟고 있다는 지적이다.
캐슬린 브룩스 브로커XTB 애널리스트는 “경고등이 깜빡이고 있다”며 “현 단계에서는 금값이 심각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금 계약의 미결제약정이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이며 현재 금값은 200일 단순이동평균보다 15%가량 높은 상태다. 이는 극단적인 수준이며, 하락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