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행정처 “바람직한 기구 연구‧검토” 지시
대안으로 사법정책자문위원회 유력
대법원이 김명수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개혁 일환으로 도입한 사법행정자문회의를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배형원 법원행정처 차장은 5일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 올린 글에서 “사법행정회의에 관한 입법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에서 이를 토대로 출범한 사법행정자문회의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지,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바람직한 기구는 무엇인지 등에 관해 연구 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사법행정자문회의는 사법행정 권력을 분산하자는 취지로 2019년 9월 설치됐다. 김 전 대법원장은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사법행정회의를 도입하려 했다.
사법행정회의 설치 법안은 제20대 국회에서 임기 만료로 폐기됐고, 21대 국회에서도 사실상 입법이 어려운 상황이다.
관련 입법이 계속해서 미뤄지자 임시 대안으로 규칙 개정을 통해 마련했는데, 법적 근거가 없는 기구를 유지하는 일이 맞는지를 두고 법원행정처는 고심을 거듭해왔다.
매년 분기별로 1회 열리는 정기 회의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해 12월 취임한 이후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법원행정처는 대법원장이 임의로 소집할 수 있는 비상설 기구인 사법정책자문위원회를 운영하는 것을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 중이다. 역할은 유사하지만 법원조직법에 명시된 기구라는 점에 차이가 있다.
배 차장은 “법원조직법의 전체 내용과 입법 취지, 과거 사법행정 관련 다양한 자문기구의 도입 과정과 운영 모습, 성과 등에 대한 연구를 통해 법원조직법 제25조에 근거를 둔 사법정책자문위원회를 운영하는 것이 법과 원칙에 충실한 우선적인 자문방안이라고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법행정자문회의를 통해 사법행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개선된 점 또한 높게 평가하고 그 성과를 발전적으로 계승해야 한다는 점도 충분히 반영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1기 사법정책자문위원회는 이용훈 전 대법원장 재임기인 2009년 7월부터 2010년 6월까지 활동했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위원장을 맡았고 고등법원 상고부 설치와 고법부장 제도 개선 등을 논의해 자문했다.
오연천 전 서울대 총장이 위원장을 맡았던 2기 자문위는 2013년 7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상고심 기능 강화, 전문법원 설치 방안 등을 의안으로 활동했다.
법원행정처는 법원 안팎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해 조만간 최종 방안을 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