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벨트’ 서울 광진을은 더불어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서울 동북권에서도 초박빙 지역이다. 여론조사가 가능했던 시점까지 민주당 고민정 후보(48%)와 국민의힘 오신환 후보(43%) 격차가 오차범위 내인 5%포인트(p)로 나타났을 뿐 아니라 적극투표층 사이에선 1%p 차 접전이 벌어졌다.
매일경제·MBN의 의뢰로 넥스트리서치가 지난 1~3일 100% 광진을에 거주하는 만 18세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면접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고 후보가 48% 오 후보 43%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4.4%p)내다. ‘반드시 투표할 것이다’, ‘아마 투표할 것이다’라고 답한 ‘적극 투표층’에서는 고 후보가 47%, 오 후보가 46%였다.
적극지지층 사이에서의 지지율 차가 없어, 지지층이 얼마나 투표장으로 나오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가 갈릴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본투표를 이틀 앞둔 8일 두 후보 역시 지역 유권자들과의 만남에 집중하며 ‘투표 참여’ 독려에 집중하는 현장을 찾았다.
이날 고 후보는 하루종일 SUV 차량을 개조한 유세차 ‘미니고’를 타고 지역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는 ‘골목유세’에 집중했다. 각 동별 15곳, 총 80여곳의 골목 포인트를 선정해서 반복해서 돌며 주민들을 더 가까이에서, 반복적으로 만나며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데 주력했다. 현장에서 고 후보를 본 유권자들은 “집 앞에 고 후보가 왔다”며 반갑다는 반응이었다.
고 후보를 만난 유권자들은 ‘민생이 어렵다’는 토로를 많이 했다. 유권자들은 고 후보와 인사를 나누며 “정치가 민생을 챙겨 국민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 첫째”라는 당부를 전하거나 “민생경제가 너무 어렵다”는 등의 말을 건넸다.
고 후보 역시 “총선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투표율은 무능과 실정으로 민생경제를 추락시키고, 국격을 떨어트린 윤석열 정부 2년에 대해 심판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게 모인 것”이라며 “10일 국민과 함께 승리해 정부의 무능과 실정을 견제하고 민생을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4년간 광진 구석구석을 다니며 주민의 일상을 챙기고, 광진 발전의 설계도를 마련했다”며 현역 의원으로서의 강점에 주목해달라고 했다. 고 후보는 △2호선 지상철 구간 소음 저감 △경로당 환경 개선 △학교시설 개선 △전통시장 환경 개선 △동서울터미널 현대화사업 △KT첨단업무복합단지 사업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무능과 실정에 맞서는 최고의 공격수, 국민 편에 선 국회의원으로서 다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광진 주민들께서 다시 한 번 손을 잡아주시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윤 정부를 심판하자는 지지층 완전 결집과 표심을 정하지 못한 분들께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실 수 있도록 골목골목 다니며 설득하겠다”고 전했다.
같은 날 오 후보 역시 유권자들과 만나 얼굴 도장을 찍고, 투표장에 나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날 오전 12시부터 건대입구역사거리에서 유세차 연설을 하면서 주민들과의 인사에 나섰다. 오 후보는 연신 ‘제가 오신환입니다’, ‘투표 한 번만 참여해주십시오’라고 말을 건넸다. 지지자들은 “응원한다”, “이번에는 꼭 돼라” 등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현장에서 만난 오 후보는 “광진 선거만 놓고 본다면 진짜 일꾼과 일꾼 호소인의 한판 승부라고 생각한다”며 “그간 36년 동안의 무능한 민주당의 1당 독주가 광진을 지역을 완전히 망쳐놨다. 일하지 않으면 떨어진다는 절박함이 없고, 일하지 않아도 뽑아주니 실천을 안한다. 이번에는 진짜 일꾼, 일할 줄 아는 사람이 선택받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공약을 현실화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자부했다. 오 후보는 “서울시 부시장을 했었고, 지금도 오세훈 서울시장과 여당이란 힘이 있다”며 “고 후보는 4년 전 공약을 실천하지 못하고 그대로 다시 들고 나왔는데, 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주민들이 원하는 섬기면서 일하는 정치를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총선을 접전을 벌이는 상황에도 “특별한 전략이랄 게 없다. 그저 지금처럼 분초를 쪼개서 주민들과 만나고 인사를 드리는 것에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2호선 지하화 구의사거리역‧신자초교역‧자양로역 신설 △동서울터미널 입체복합개발 △지역 특성 맞춤 재개발 추진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유권자 민심도 박빙이다. 자양동 주민 30대 박모씨는 “고 후보를 지지한다”며 “개인적인 정치 성향이나 가치관도 물론 기준이었지만, 현재 정부의 정책이나 나라 운영 방식을 보면 여당을 지지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30대는 1020세대보다도 정치에 관심은 많은 것 같고, 현 정부에 비판적인 시각을 주변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며 “그래서 투표를 해서 꼭 주권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자양동에 거주하는 60대 부부도 “정권에 대한 신뢰가 너무 떨어져서 도저히 국민의힘을 뽑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고 후보를 뽑을 거고, 아마도 이곳에서는 고 후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 운영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 국민의힘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화양동에서만 30년 이상 거주한 60대 김모씨는 “우리나라가 안정이 돼야 하고, 국민이 잘 살아야 하기 때문에 여당이 잘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에 사법리스크 인물이 많은 것도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민주당이 수십년 광진을을 지키면서도 제대로 바꾼 게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며 “오 후보가 변화를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기대도 된다”고 덧붙였다.
오 후보 유세 현장에서 만난 70대 어르신도 “오 후보에게 응원을 보낸다”며 “윤 대통령을 도와 광진을 지역 의정도 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