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지 계명대 동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흔히 출산 장면을 생각하면 아이가 엄마의 뱃속에서 나오고, 아빠가 탯줄을 자르는 장면을 떠올린다. 탯줄은 엄마와 아기 사이의 중요한 연결 고리로, 엄마 뱃속에서 태아가 필요로 하는 산소와 영양소를 전달하는 중요한 생명선이다. 그러나 세상에 태어난 이후에는 폐로 호흡을 시작해서 산소를 공급받고, 입으로 먹어서 영양을 공급받기 때문에 더 이상 필요가 없어진 탯줄은 절단된다.
흔히 있는 오해가 배꼽을 잘못 잘라서 참외배꼽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배꼽의 모양과 탯줄의 길이는 상관이 없다. 잘라진 탯줄이 마르면서 보통 2~3주 이내에 떨어지고, 남은 부분에서 배꼽이 형성된다. 만약 4주 이상 경과 후에도 탯줄이 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병원 방문이 필요하다.
탯줄이 떨어질 때까지는 감염 위험이 있어 통목욕보다는 부분 목욕을 하는 것이 좋다. 탯줄이 눌리는 것을 막기 위해 기저귀의 윗부분을 접어서 탯줄을 덮지 않도록 관리해주는 것이 좋고, 탯줄을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배꼽 부위가 붉어진 경우, 주위를 만졌을 때 아기가 아파서 우는 경우, 악취가 나는 경우, 진물 또는 피가 계속해서 나는 경우는 배꼽 감염이 의심되기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여 의사의 진찰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태어난 직후, 의료진에 의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초기 진찰 및 처치가 끝난 신생아들은 병원에서 생후 첫 일주일을 보내게 된다. 신생아실의 온도는 22~26도, 습도는 50~60%, 80dB 이하의 조용한 분위기이다. 집에서도 이러한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간혹 신생아에게 음악을 들려주면 좋다고 음악을 틀어놓는 경우가 있는데, 아기는 아직 주위 환경에 적응이 필요한 시기이기에 가능한 한 조용한 것이 좋다.
신생아는 2~3시간 간격으로 모유 또는 분유를 먹고, 대변과 소변을 본다. 출생 후 초기에 배출되는 태변은 끈적한 암녹색의 변으로, 자궁 내에서 아기가 먹은 세포, 태지, 양수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생후 24시간 이내에 배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유를 시작하면 태변은 녹갈색에서 황갈색으로 바뀌게 되며, 피가 섞여 있거나 흰색인 경우를 제외하면 색상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정상 신생아의 대변 횟수는 하루 0~7회 정도로 매우 다양하고, 모유 먹는 아이의 변은 분유 먹는 아이의 변보다 묽고 횟수도 많다. 첫 소변은 출생할 때 또는 직후에 조금 나오고 얼마동안 안 나올 수는 있지만, 대부분 24시간 이내에 첫 소변을 보며, 생후 2일 이내에 소변을 보지 않으면 검사가 필요하다.
이 시기의 아기는 먹고 잠만 자는데도 불구하고 생후 3~4일 동안은 5~10%의 체중 감소가 있다가 대개 7~10일째 되면 회복한다. 탯줄이 아니라 입으로 먹기에 먹는 양이 적기 때문이기도 하고, 태변 및 소변이 배설되어 먹는 양보다 나가는 양이 많기 때문인데, 점차 회복되며 출생 후 첫 3개월 동안은 하루에 약 30g씩 체중이 증가한다. 체중이 충분히 증가하지 않으면 아이가 수유를 충분히 하는지, 수유방법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확인해야 하며, 이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아이가 어떤 병을 앓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자연분만은 3일, 제왕절개 분만은 5~7일 사이에 엄마가 퇴원을 하면서 아기도 함께 퇴원하게 된다. 이 시기 아기들은 시력이 아주 좋지 않아 20cm 정도 앞을 겨우 보는 정도라 부모의 얼굴을 정확하게 인식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목소리나 냄새, 촉감 등으로 가족과의 유대를 느낄 수 있다. 처음 신생아를 집에 데리고 왔을 때 불안과 두려움이 클 것이다. 처음이라 우왕좌왕 하더라도 괜찮다. 아기는 부모 품에 있을 때 가장 안정감과 사랑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