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금 달러로 결제…유류비는 지출 30% 차지
항공업계가 이란-이스라엘 간 갈등에 따른 고환율·유가 압박 등으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환율, 유가 모두 급격한 상승을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사태 장기화 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23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항공업계는 달러 환율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가 항공기 리스비, 유류비 등을 모두 달러로 거래하고 있어 환율이 높아질 경우 수익성에 직접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날 원-달러 환율(하나은행 기준)은 약 1377원 수준으로, 이달 중 가장 높았던 16일(1393원)에 비하면 다소 하락했다.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우려는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1년 중 가장 높은 환율 수준을 보이는 상황이다. 연초 대비로도 5% 가까이 높아졌다.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분도 크다. 대한항공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환율 10원 변동 시 순외화부채 27억 달러 기준 약 270억 원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대형항공사(FSC)에 비해 항공기 리스 비중이 높은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환율 변동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유가도 불안 요소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22일 배럴당 82.85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연초 70달러 수준에서 약 17% 정도 높은 가격이다.
항공사 운영비용 중 유류비 비중이 약 30%에 달하는 만큼 유가 상승은 항공사 수익성에 큰 영향을 끼친다. 연간 약 3100만 배럴을 사용하는 대한항공의 경우 유가가 1달러 변동할 때마다 3100만 달러에 이르는 손익변동이 발생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유가 압박으로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이달 2만2600원~12만3600원에서 내달 2만3000원~12만5800원으로 최소 400원에서 2200원까지 높였다. 티웨이항공도 거리에 따라 유류할증료를 200원에서 최대 1600원 인상했다. 대한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 은 5월 유류할증료를 동결했지만 유가 압박이 이어진다면 유류할증료를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환율, 유가 상승 압박 등으로 수익성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라며 “특히 항공기 리스를 빠르게 늘리는 일부 항공사는 비용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