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홍콩 IPO 조달액, 금융위기 이후 최저
“IB 부문이 더 큰 감원 직면할 듯”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부진한 중국 경기로 인해 아시아 지역의 은행 거래가 줄어들었다”며 “해당 지역 은행의 인원 감축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프랜시스 챈 선임 연구원은 “지난해에만 약 200명의 홍콩 은행원이 일자리를 잃었다”며 “더 많은 글로벌 은행이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을 감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아시아 지역 거래 부진을 겪으며 인력을 감축하고 있다. 미·중 관계 악화, 민간기업 투자 부진, 중국의 부동산 위기 등이 거래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16일에는 HSBC가 아시아 투자 부문에서 약 12명의 은행원을 해고했다. 이미 여러 차례 인력 감축을 단행한 UBS·골드만삭스·씨티 등의 뒤를 이었다. HSBC의 핵심 시장인 홍콩과 중국의 거래량이 줄어들어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을 감축했다는 것이 블룸버그의 설명이다.
모건스탠리는 역대 가장 많은 인원을 감축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아시아 지역의 투자은행(IB) 부문 직원 수를 약 7% 줄였다. 17일에는 약 50명 투자은행 인력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 가운데 80%는 홍콩과 중국이다. 2022년 대대적인 감원에 이어 중국에 초점을 맞춘 은행가들이 다시 큰 타격을 받게 됐다. 모건스탠리는 “1분기 글로벌 실적은 예상을 웃돌았지만, 아시아 지역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감소한 17억4000만 달러(약 2조4000억 원)에 그쳤다”며 “중국 지역의 수입 감소로 감원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홍콩에서는 기업공개(IPO)가 부진하다. 지난해 IPO 조달액이 20여 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신청 건수는 많지만, 조달액은 약 6억500만 달러로 분기 기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적었다.
IB 부문에 비해 자산관리 부문은 비교적 안정적이다. 중국의 자산이 홍콩으로 유입되어 HSBC와 중국은행(BOC) 등이 혜택을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IB와 자산관리 부문의 전망은 다르다”며 “서로 다른 운명에 직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에 본사를 둔 채용 회사 로버트월터스의 존 멀러리 홍콩법인 상무이사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하반기로 갈수록 채용 상황은 개선될 수 있다”며 “다만 2021년 수준에 가까운 대규모 채용이 되긴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