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문청동기, 금관, 기마인물형토기, 청자ㆍ백자 전시
청동기시대를 대표하는 농경문청동기, 신라의 화려한 금관, 순백의 달항아리 등 교과서에 나오는 국보급 문화유산이 지역의 박물관을 찾아간다.
25일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지역민들의 문화 접근성 향상을 위해 '국보순회전: 모두의 곁으로' 전시를 열어 중요 문화유산을 모든 국민과 함께 향유하는 자리를 만든다.
이날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각 개최지의 지자체 대표 및 관계자들과 함께 업무협약 체결과 지역 문화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출범식을 열었다.
윤 관장은 "국립박물관과 전국 12개 개최지의 약 60명에 이르는 학예직과 관계자가 함께 하고 있다. 이번 전시의 키워드는 '함께 한다'"이라며 "지역의 문화 인력과 함께 전시를 만들고, 지역 문화 활성화를 위해 함께 고민하여 대한민국 어디서나, 빈틈없이 함께할 수 있는 문화 기반을 만드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별 없는 문화향유권 보장과 공정한 문화누림을 위해 함께하는 전시의 새로운 시도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12개 개최지는 합덕수리민속박물관(충남 당진), 석탄박물관(충남 보령), 합천박물관(경남 합천), 상주박물관(경북 상주), 고려청자박물관(전남 강진), 김병종미술관(전북 남원), 민속체험박물관(충북 증평), 장수역사전시관(전북 장수), 대가야박물관(경북 고령), 공룡박물관(전남 해남), 함안박물관(경남 함안), 백자박물관(강원 양구) 등이다.
주요 전시대상품은 농경문청동기, 금관총 금관, 금령총 금관, 기마인물형토기, 상감청자, 달항아리 등이다. 6월부터 12월까지 총 2회차에 걸쳐 12개 지역 공립박물관에서 차례대로 소개된다.
농경사회와 이를 다스리는 지배자의 모습, 이전 시기와 다른 청동기시대의 모습이다. 지배자의 무덤에는 청동으로 만든 물건들이 많았는데, 농경문청동기는 청동기를 대표하는 유물이다. 밭을 가는 모습이 새겨져 있어 당시의 생활상을 알 수 있다. 또 이 시기부터 인간이 자연 재료 그대로를 이용하는 것을 넘어 금속을 다루는 기술을 터득했음을 알 수 있다.
왕과 왕족이 묻힌 무덤에는 금관과 금허리띠, 각종 금 장신구들이 함께 묻히기 시작했다. 금동, 은, 구리로 만든 장신구도 무덤에서 발견되지만, 금으로 만든 장신구는 오직 왕과 왕족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다. 특히 금관은 신라의 전성기였던 5~6세기 왕실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기마인물형토기 역시 신라를 대표하는 유물이다. 이처럼 형상을 본떠 만든 토기를 상형토기라고 한다. 상형토기는 무덤 주인의 생전 영광과 지위를 대변한다. 섬세하게 잘 만들어진 상형토기가 출토된 무덤은 대체로 큰 편이다. 함께 묻힌 물건들의 종류와 양도 많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자기를 만든 것은 고려 초 10세기 무렵이다. 청자상감모란무늬항아리는 고려자기의 정수로 꼽힌다. 고려청자의 가장 큰 성과는 유약이 은은한 비취색을 띠는 비색(翡色)을 완성한 것과 도자 예술의 새로운 경지를 연 상감(象嵌) 기법을 개발한 것인데, 이는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고려청자의 독창적인 특징이다.
마지막 백자 달항아리는 조선을 대표하는 유물이다. 조선의 백자는 단아하고 담백한 곡선을 지녔다. 같은 흰색이라도 순백, 유백, 회백 등 그 색깔이 시기에 따라 달라졌다. 이와 같은 백자의 조형성과 흰색의 원천은 모두 조선의 자연에서 나온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조선 백자의 아름다움을 한국미의 원천으로 삼고 있으며 백자에서 창조적 영감을 얻고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자체 기획한 교육프로그램과 공연 등을 아우르는 새로운 형식의 문화행사"라며 "이번 출범식은 순회전시 진행 계획 등을 공유하고 전시의 의미와 취지를 되새기고자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립박물관과 지역 문화기관이 더욱 긴밀한 협력망을 구축하고 지역 문화 전반에 대한 서로의 고민을 함께 나누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신 전시 연출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여러 전공자가 참여하는 등 국립중앙박물관과 소속박물관의 축적된 경험과 역량을 총동원해 진행된다"며 관심을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