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기관 금투세 우려에 이복현 “정부, 폐지 입장 변함없어…유예는 비겁한 결정”

입력 2024-04-25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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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금투세·밸류업 주제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
투자자·기관 “금투세 폐지 혹은 재검토 필요…밸류업 장기적으로 봐야”
이복현 “금투세 폐지 입장 안 변해…유예는 비겁하다고 봐”

▲이복현(왼쪽) 금융감독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2차)’에서 발표자료를 보고 있다. (뉴시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관련 투자자들의 우려와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밸류업과 상충되는 금투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금투세 유예는 비겁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25일 금감원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2차)’를 개최해 공매도 전산화와 더불어 밸류업과 금투세 관련 개인 및 기관 투자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복현 금감원장과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보를 비롯해 양태영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이인석 한국예탁결제원 증권파이낸싱본부 총괄, 박상묵 한국증권금융 금융디지털본부장 등 유관기관 대표자들과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연합회 대표, 이상목 소액주주플랫폼 액트 운영사 대표, 임계현 NH투자증권 PBS본부장, 차문현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부사장 등이 참석했고, 유튜브 채널 ‘전인구 경제연구소’와 ‘박곰희 TV’를 각각 운영 중인 전인구 씨와 박동호 씨도 자리했다.

업계 및 개인투자자 대표자들은 금투세에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정의정 대표는 “현재 투자자 다수는 폐지를 원한다. 불과 8일 만에 금투세 폐지 청원에 5만 명이 넘게 목소리를 냈다”며 “금투세 시행은 우리나라의 주주환원, PBR, 투자자 보호 등 제반 환경에 비춰볼 때 완벽한 시기상조다. 현재 환경에서의 시행은 화약을 싣고 불속에 뛰어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인구 씨는 “금투세를 증세 효과를 위해 한다면 효과가 상당히 낮은 데 부작용도 많다고 생각해 투자자들을 대표해 시행돼선 안 된다고 말씀드린다”며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으로 넘어가려는 상황인데 금투세까지 더해서 더 외국으로 밀어내기보다는 국내 주식 투자에 메리트를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고 원천징수 방식이다 보니 대형 증권사만 수혜를 보는 등 업계 유불리도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박동호 씨는 “금투세 논의 당시에는 주식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채권투자 등은 고려 돼 있지 않았는데, 현재까지도 그대로 시행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행이 되더라도 주식이 아닌 다른 자산들에 대한 사각지대를 잘 메꿔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문현 부사장은 “금투세는 실제 과세 대상이 아니더라도 수익 상한을 두는 효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건 분명하다”며 “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금투세는 유예가 되거나 추가로 논의가 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상목 액트 대표는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구조 만들기가 목표가 돼야 한다”며 “배당 분리과세와 같은 인센티브와 더불어 PBR 1 이하 종목은 상장폐지를 검토하는 등 조치가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 부사장은 “일본의 경우 2~3년 전에 유사한 정책을 추진했고, 꾸준히 개선돼왔다. 우리나라의 밸류업 프로그램 역시 단기적인 이벤트나 테마로 보기보다 정책적으로나 투자자나 긴 관점으로 안목을 가지면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임계영 상무는 “지난해 11월 공매도 금지 이후 연말까지 국내 증시 거래량이 11% 감소했으나 1월 들어서는 거래량이 늘었다.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었다며 “(밸류업이) 단기적인 이벤트로 끝날 게 아니라 중장기적인 국가 정책으로 이어간다면 국내 주식시장 레벨 자체가 업그레이드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2차)’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복현 원장은 “금투세와 관련해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세제 등에 대한 전체적인 고민을 올 한해 내지 말고 공론화해서 끌고 가야 한다고 본다”며 “밸류업 프로그램 역시 총선용 정책이 아니라 인수위 때부터 다른 정책과 맞물려 중요한 과제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5월 중에는 관련 가이드라인을 볼 수 있게끔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이 원장은 금투세 폐지에 대한 정부 입장은 변함없으며, 밸류업 관련 정책은 민생 이슈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금투세를 비롯한 밸류업 관련 이슈는 기본적으로 민생 이슈라는 점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겠다”며 “국회에서도 민생과 협치에 대해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자본시장 발전이야말로 이러한 국회 방향에 맞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를 고려한다면 금투세 폐지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금투세가 논의되던 당시가 석기 시대라면 지금은 철기 시대 혹은 다른 차원의 시대”라며 “이전과 달리 국내 증시와 해외 증시, 다른 대체 위험자산에 대한 경쟁이 많은 상태에서 특정 시장의 소득에 지나친 부담을 주면 시장 유동성이 감소하고, 향후 투자자도 유치하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있어 다수 분들이 폐지나 재검토 등의 의견을 주셨다”고 설명했다.

금투세 유예론에 대해서는 “과하게 얘기하면 비겁한 결정”이라며 “지금처럼 밸류업 관련 이슈가 현안일 때 자본 소득에 대한 정책을 결정해 자본시장의 미래를 열어나갈 제도를 연구해볼 수 있으므로 정부나 금융당국뿐만 아니라 국회에서도 민생정책을 중심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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