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롯데손보 M&A 움직임
생보사는 수익성 등 뒤쳐져
GA 인수로 안정적인 수익
가져가는 시장 진출도 방법
MG손해보험에 이어 롯데손해보험까지 손해보험사의 매각 작업이 탄력을 받은 가운데 생명보험사를 향한 손길은 요원하다. 지난해 도입된 새 회계제도(IFRS17)로 손보사가 주로 판매하는 장기보험의 수익성은 좋지만 생보사 상품의 매력도는 다소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히려 보험영업 시장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법인보험대리점(GA)이 다음 인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와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가 최근 롯데손보 인수와 관련해 매각 주관사인 JP모건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롯데손보 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보유 중인 지분 77%를 매각할 예정이다. 희망 가격은 2조 원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MG손보에 예비입찰에 참여한 데일리파트너스와 미국계 JC플라워는 예비실사에 돌입해 회사 사정을 살피고 있다. 매각을 주도하는 예금보험공사는 이들에게 약 5주간 실사 기회를 부여하고 이후 6월 중 본입찰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손보 인수·합병 시장은 활기가 돌기 시작했지만, 생보업계는 여전히 매물이 쌓여있는 상태다. 잠재매물로 알려진 동양생명이나 ABL생명, KDB생명 등은 아직 매각을 위한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이는 손보사와 생보사를 향한 니즈의 차이가 큰 탓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새롭게 시행된 IFRS17에서 손보사가 주로 판매하는 장기보장성보험의 수익성이 저축성상품보다 높게 산정되기 때문이다.
보험사 입장에서 보면, 저축상품의 만기 보험료의 대부분 더 나아가 그 이상을 고객에게 보험금으로 지급해야 하지만, 보장성보험은 사고 발생에 따라 위험률 관리 등에 유리하다. IFRS17에서 이러한 가정이 손익 결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만큼 보험사 인수를 고민하는 회사들은 생보사보다 손보사의 가치를 더 높게 쳐주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자수익과 비이자수익의 균형을 맞추고자 하는 금융지주사에게 GA가 최선의 선택지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굳이 보험을 제작하는 보험사를 사서 합병이나, 참신한 상품 제작에 열을 올리지 않고도 GA 통해 보험 판매 매출을 당장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여전히 적자를 내는 손보사가 있는 데다 과열된 보험시장에서는 손보사든 생보사든 매입한들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며 “오히려 GA를 매입하는 쪽이 더 성과를 내기 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일례로 한화생명은 GA의 세를 불리는 전략을 통해 시장 장악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보험상품의 제작과 판매를 분리하는 일명 제판분리를 시행한 뒤 대형 GA인 피플라이프를 사들인 뒤에도 비큐러스 등 중소형 GA 인력을 인수한 바 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 GA 업계에 대한 금융소비자들의 불신이 있는 상황에서 거대 금융지주사가 GA를 인수하는 것은 부담이 따를 수 있는 만큼 당장에 이뤄질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금융지주사의 체면만 아니면 GA 인수 선택지는 고려해볼 만 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