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결정 모두 확정돼야 2025 의대 증원분 추려질 듯
정부가 2025학년도에 한해 의대 정원 증원분을 최대 절반으로 줄여 모집정원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한 가운데 모집인원을 줄이는 대학은 일부 국립대에 그칠 전망이다. 당초 29일 수업을 시작하기로 했다가 개강을 연기하는 의대도 속출하면서 학사파행은 장기화되는 모습이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대학들은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을 이달 30일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신청해야하는 가운데 내년 의대 증원 분량은 국립대 결정이 모두 확정된 이후 추려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계에선 전년 대비 적게는 1500명, 많게는 1700명가량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18일 정부에 의대 모집인원 ‘자율 증원’을 건의한 6개 국립대 중 일부인 경북대, 경상국립대, 제주대 등은 모두 증원받은 정원을 50% 줄였다.
경북대의 경우 기존 110명에 이번 의대 증원에서 90명을 추가로 배정받았으나 올해에 한 해 탄력적 모집이 가능해져 이 중 50%인 45명만 뽑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치러질 2025학년도 입시에서 경북대 의대는 155명만 선발하게 된다.
경상국립대는 기존 76명에서 증원분 124명 중 절반인 62명만 늘려 138명을 모집하기로 했다. 제주대는 기존 40명에서 증원분 60명의 절반인 30명만 늘려 총 70명을 모집하기로 했다.
충북대, 충남대, 강원대의 경우는 조만간 회의를 통해 모집인원을 확정한다. 이들 대학은 경북대·경상국립대·제주대 등과 함께 정부에 ‘대학별 자율 증원’을 요청한 대학들이다.
사립대는 대부분 정부 원안을 따르는 분위기다. 이들 대학은 여전히 “자율 감축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의대 정원을 늘릴 수 있는 27년 만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등 분위기다. 다만 사립대인 울산대는 내년도 의대 증원 규모를 최대 50%까지 줄이는 방안 등 자율 감축을 고민 중이다.
국립대의 경우 사립대보다 증원폭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국립대 결정에 따라 2025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이 결정될 전망이다.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해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는 상황은 지속되고 있다. 당초 개강의 마지노선을 이달 말로 봤지만, 일부 의대들이 개강 시점을 뒤로 미루면서 겨울방학까지 당겨써야 법령상 수업 일수를 확보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구체적으로, 건양대·조선대·인하대는 당초 29일이었던 수업 재개 시점을 연기했다. 당초 개강일을 정하지 않았던 순천향대도 여전히 개강 날짜를 정하지 못했고, 5월 1일 개강 예정인 중앙대도 이달 안에 개강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이 수업 재개 시점을 잡지 못한 대학들이 생겨나면서 의대 학사 운영 정상화 시기는 더욱 미뤄질 전망이다. 아직 개강 못한 대학들이 5월 중순 이후로 개강을 미루면 겨울방학을 단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교육부는 다음 달 10일까지 수업 참여를 막는 행위 등에 대해 의대생 집단행동 강요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한다. 앞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4일 의대를 운영하는 40개 대학 총장들을 만나 학생들의 수업 복귀를 독려하고, 학습권 보호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