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 비율)이 1년 8개월 만에 90%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장기화로 경매 건수가 늘어나는 가운데, 지난달 아파트값 상승세가 법원 경매 열기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29일 법원경매정보회사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26일까지 진행된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전월(85.9%)보다 5%p가량 상승한 90.8%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이 90%를 넘어선 것은 2022년 8월(83.7%) 이후 20개월 만에 처음이다.
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를 뜻하는 낙찰률도 지난달 34.9%보다 높은 47.1%를 기록하며 절반에 육박했다. 올해 들어 낙찰률은 1월 37.7%, 2월 34.9%에 그치며 부진했다.
이달 낙찰률은 2022년 6월(56.1%) 이후 2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러한 경매 지표 호조에는 지난달 일반 매매 시장의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저가 매물이 사라지고 호가가 오른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강남권 등 인기 단지에서는 낙찰가격이 감정가보다 높은 고가 낙찰이 속출하고 있다. 이달 26일까지 낙찰된 136건 가운데 낙찰가율이 100% 이상인 경우는 총 27건으로 19.9%에 달했고, 16건은 1회차 첫 경매에서 낙찰됐다.
이달 16일 서울 서부지방법원 7계에서 입찰한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 전용면적 207㎡는 첫 입찰에서 감정가(78억5000만 원)의 119.35%인 93억6900만999원에 낙찰됐다. 이는 낙찰 금액으로 가장 높았던 2018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전용 269.4㎡의 83억7508만 원 기록을 깬 역대 최고가다.
송파구 잠실동의 아파트 4건은 1회차 경매에서 낙찰가율이 100%를 넘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의 상승 거래가 늘면서 법원 경매도 인기 단지 위주로 투자수요가 꾸준히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최근 들어 '알짜' 단지들이 경매로 많이 나오면서 인기 단지로만 쏠리는 양극화 흐름이 뚜렷해졌다"며 "이런 단지들은 실수요자 위주로 관심이 크기 때문에 매매 실거래가와 연동돼 낙찰가격이 올라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도 양호한 입지에 대단지, 신축권 아파트 물건 쏠림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