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 3명에게도 중형 선고
지난해 대치동 학원가에서 마약을 섞은 음료를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학부모들을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길모 씨에게 2심에서 징역 18년이 선고됐다.
30일 서울고법 형사5부(권순형 부장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길 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1심에서 길 씨는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은 해외에 거점을 둔 특정 보이스피싱 범죄집단이 국내 학원 밀집지역에서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표적으로 삼아 시음행사를 가장해 마약음료를 마시게 한 뒤 그 부모를 협박해 금전을 갈취하려고 치밀하게 계획한 후, 실제 실행에 옮긴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성년자를 오로지 영리 취득을 위한 도구로 이용한 점과 마약음료에 1병당 최소 1회 사용량의 3.3배에 달하는 0.1g가량의 필로폰이 함유된 것으로 보이는 점, 마약 음료를 건네받은 13명 중 이를 마신 9명은 당시 15~17세의 미성년 학생(아동)이었던 점 등에 비추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밝혔다.
길 씨와 함께 범죄를 공모한 일당에게도 중형이 선고됐다. 길 씨에게 필로폰 10g을 공급한 박모 씨와 범죄조직 모집책 역할을 한 이모 씨에게는 1심과 동일하게 각각 징역 10년, 징역 7년이 선고됐다. 보이스피싱에 가담해 중국 전화번호를 국내 번호로 바꾼 김모 씨는 1심보다 형량이 2년 늘어난 징역 10년을 받았다.
지난해 4월 길 씨 일당은 대치동에서 기억력·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며 우유에 필로폰을 섞은 ‘마약음료’를 학생 13명에게 나눠줬다. 이를 빌미로 음료를 마신 9명의 학생 중 6명의 학부모들에게 협박 전화를 돌려 금전을 요구했다.
한편 이달 16일 국가정보원은 길 씨 일당에게 필로폰 원료를 공급한 중국인 마약 공급책 A 씨를 캄보디아에서 검거했다. A 씨는 캄보디아 현지법으로 처벌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