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가의 반전 시위가 들불처럼 번져나가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뉴욕에서만 300여 명이 체포되는가 하면 일부 대학에선 친이스라엘 쪽 학생이 맞불시위를 벌이면서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을 규탄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 대학 캠퍼스에서 계속되면서 24시간 동안 수백 명의 학생이 체포됐다. 뉴욕 경찰청은 컬럼비아 대학교와 뉴욕 시티칼리지 등에서 28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이후 시위로 인해 체포된 학생이 나온 대학은 22개 주 34개 곳에 이른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는 반전 시위대와 친이스라엘 시위대 간 폭력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친이스라엘계 시위대가 반전 시위대 캠프의 바리케이트를 철거하려던 것이 계기가 됐다. 양측은 약 두 시간 동안 막대기로 때리거나 스프레이를 뿌리는 등 격렬하게 충돌했다.
경찰 진압으로 상황은 일단락됐지만 양측의 대립이 깊어지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UCLA는 캠퍼스를 일시 폐쇄했다가 이날 밤 시위대가 지역을 떠난 뒤 재개방했다
미국 정치권도 대학가의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전역 대학에서 계속되는 시위에 대해 정기적으로 보고를 받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시위 참가자에 대한 경찰의 대응을 지지하느냐에 대한 질문에 “미국 국민은 평화적으로 시위할 권리가 있지만, 건물을 강제 점거하는 것은 평화적이지 않다”며 “학생들의 학업을 방해하거나 혼란스럽게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컬럼비아대학교 내 건물을 점거한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킨 뉴욕시 경찰의 대응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교내에 천막을 치고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것에 대해 “야영지를 즉시 철거하고, 극단주의자들을 퇴치하고, 안전한 배움의 장을 원하는 평범한 학생들을 위해 캠퍼스를 되찾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