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등 각종 기념일이 몰려 있는 '가정의 달' 5월에 접어들었습니다. 선물할 일도 많은 만큼 '지역사랑상품권'에 관심이 쏠리고 있죠.
지역사랑상품권은 각 자치구에서 발행해 해당 지역에서만 사용 가능한 지역 화폐입니다. 할인이 들어가다 보니 발행 당일에 완판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좋기도 합니다.
해마다 발행을 기다리는 주민들이 많은데, 가정의 달을 맞아 각 자치구도 속속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할 계획입니다.
서울시는 가정의 달을 맞아 1880억 원 규모 서울사랑상품권을 5% 할인된 금액에 판매합니다. 선물 구매 등으로 상품권 수요가 많아지는 점을 고려해 오늘(3일)·7일·8일 3일간 자치구별로 지역상품권을 발행하죠.
서울시는 원활한 상품권 구매가 이뤄지도록 순차적으로 상품권을 발행합니다. 발매 첫날인 3일엔 동시 접속자 관리와 상품권 구매를 위한 계좌 이체·카드 결제 점검이 필요해 1개 자치구에서 우선 발행했는데요. 오전 10시 성동구 서울사랑상품권이 먼저 발행됐습니다. 이 상품권은 전통시장, 학원, 음식점, 미용실 등 성동구 관내 9300여 곳의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30%의 연말정산 소득공제도 혜택도 받을 수 있죠.
7일엔 오전 9시 강남구를 시작으로 오후 3시 성동·동작·강북구 등 총 4개 자치구가 발행하고, 8일에는 오전 9시 용산·광진·중랑·도봉구를 시작으로 오후 6시 마포·강서·서대문·은평·금천·관악구 등 총 10개 자치구가 발행합니다.
상품권을 구매하려면 지난달 22일 출시된 신규 서울페이+ 애플리케이션(앱)을 구글플레이나 앱스토어 등에서 내려받아야 합니다. 앱을 처음 사용한다면 본인 인증과 계좌 등록 등 절차가 필요해, 이를 미리 완료해놓아야 구매 시간도 단축할 수 있죠.
서울사랑상품권의 1인 구매 한도는 50만 원, 보유 한도는 150만 원입니다. 서울시는 이번부터 상품권 선물 받기 한도를 월 150만 원으로 설정하기로 했습니다. 기존에는 보유 한도 내에서 횟수 제한 없이 다른 사람이 선물한 상품권을 받을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광역 상품권은 월 100만 원, 자치구 상품권은 월 150만 원까지만 수령 가능합니다. 상품권 선물하기를 이용한 고액 결제 등 부정 유통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설명입니다.
서울사랑상품권이 상권을 활성화하고 내수를 증가시키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서울사랑상품권 운영진단과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사랑상품권 발행은 생산 유발효과, 부가가치 유발효과, 취업 유발효과를 불러오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특히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시기에도 상권 회복을 도왔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4년간(2020년 1월~2023년 7월) 서울사랑상품권의 총사용액은 2조8437억 원으로 나타났는데요. 세부적으로는 공공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7806억 원), 음식점 및 숙박서비스(5641억 원), 도소매 및 상품중개서비스(4589억 원) 순으로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죠.
연구원이 총사용액을 산업연관모형에 적용한 결과에 따르면 생산 유발효과는 3조8818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1조8573억 원, 취업 유발효과는 3만9001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생산 유발효과는 총투입액 대비 1.36배 증가했고,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생산 유발효과의 47.8% 수준을 보였습니다.
또 서울사랑상품권은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소상공인이 어려움을 겪었을 때 큰 도움이 됐던 정책 중 하나로 평가받았습니다. 실제로 시는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할 때 한시적으로 할인율 15%에 추가 5% 캐시백을 제공하는 상품권 발행한 바 있죠.
연구원은 “추정치를 통해 소상공인 활성화와 내수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며 “특히 서울사랑상품권 사용액은 내수로 대표되는 대형소매판매액지수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연구원은 서울사랑상품권 정책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발행 목적을 명확히 해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연구원은 “배달 전용이나, e서울사랑상품권을 늘리기보다는 자치구 상품권 중심으로 재편하는 게 낫다”며 “상권회복상품권은 필요성이 인정되지만, 정책효과 극대화를 위해 사용기한 축소를 하는 방향으로 개편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죠.
지역사랑상품권을 추가 지원하는 정책도 활발합니다.
인천시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2024년 지역사랑상품권 정책사업 지원 공모사업'에서 시가 제안한 '영세상생가맹점 추가 캐시백 지원 사업'이 선정됐다고 지난달 밝혔는데요. 이는 연매출액 3억 원 이하인 상생가맹점에서 인천사랑상품권(인천e음카드)으로 결제하는 시민에게 인천시가 추가로 2% 캐시백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상생가맹점은 인천사랑상품권 가맹점(5% 또는 10% 캐시백) 중 인천사랑상품권 결제 고객에게 점주가 자발적으로 추가 캐시백(1~5%)을 제공하는 가맹점으로, 이번 공모선정(2% 추가 캐시백)으로 영세상생가맹점을 이용하는 시민은 결제금액의 13%에서 최대 17%의 캐시백을 받을 수 있게 되죠.
인천사랑상품권 지원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인천시와 영세소상공인, 시민이 모두 상생하는 상권을 육성하고자 한 겁니다.
인천시는 이달 중 인천사랑상품권 운영위원회 심의를 통해 영세상생가맹점 추가 캐시백을 확정하고 다음 달부터 변경된 캐시백을 적용할 예정인데요. 또 시민과 소상공인을 위해 착한가격업소로 지정된 인천사랑상품권 가맹점 이용 시 12%의 캐시백을 지원할 예정이고요. 강화·옹진군 연매출 30억 원 이하 가맹점에선 캐시백 10%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관광객 등 생활인구 유입을 늘려, 지역 내 소비를 통한 튼튼한 지역 경제 기반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죠.
강원도 양구군에서는 가정의 달을 맞아 이달 한 달간 양구사랑상품권 특별할인판매에 나서는데요. 이 기간 카드형 상품권인 배꼽페이 할인율을 15%로 높여 캐시백 형태로 적립해줍니다. 구매 한도는 50만 원이며, 최대 할인율을 적용하면 7만5000원을 아낄 수 있죠. 종이형 상품권은 10% 할인율로 20만 원까지 구매 가능합니다. 상품권 특별할인판매는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매출이 오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지역사랑상품권은 높은 인기와 수요에도 불구하고 할인율이 계속 줄고 있습니다.
서울사랑상품권 할인율은 2020년 12월 10%에서 지난해 7%로 줄어든 후 올해에는 5%까지 떨어졌는데요. 코로나19로 인해 한시적으로 높였던 할인율이 엔데믹 이후 낮아지면서 기존 이용자들은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하죠.
이 상품권은 소비자가 혜택을 보는 할인율만큼을 정부와 서울시, 각 자치구가 일정 비율로 지원합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할인율 10% 중 2~4%를 정부 예산으로 충당했고, 서울시에서 4.5~6%, 각 자치구에서 1.5~2%를 지원했죠. 이후 정부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부담을 느낀 서울시 입장으로선 할인율을 줄일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지난해에는 서울시가 7% 할인 중 4%를, 자치구는 종전보다 지원 비중을 늘려 3%를 지원했지만, 올해는 서울시가 2%만 지원하게 되면서 할인율이 5%로 감소했죠.
지역사랑상품권이 인기를 얻으면서 수요가 증가한 것도 할인율이 감소한 요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초기엔 높은 할인율로 상품권을 홍보하고 시장에 도입했지만,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모델 구축을 위해서는 할인율 조정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또 이번에 발행되는 지역사랑상품권은 해당 자치구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하는데요. 서울시는 서울시 내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광역형 상품권을 다음 달 초 발행할 계획입니다.
최선혜 서울시 소상공인담당관은 "자치구 서울사랑상품권 발행을 통해 고금리·고환율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가계경제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새로 출시한 서울페이+ 앱을 통해 서울사랑상품권을 구매하고 사용하는 시민들의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