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외경제상 “사이파와 협력준비”
현지매체 “北이 군사기술 전수할 것”
사이파, 기아 프라이드 생산하던 업체
북한이 이란에 군사기술을 넘기고 대가로 자동차 생산설비를 구축한다.
7일 이란 현지매체 이란옵서버와 현지 완성차 회사인 ‘사이파’의 소셜미디어(SNS) 계정 등을 보면 윤정호 북한 대외경제상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이란을 방문, 사이파와 협력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외경제상은 이란에서 개최된 수출박람회의 사이파 부스를 방문 “북한은 사이파자동차그룹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 말했다. 이어 “사이파는 승용차와 상용차 제조에서 좋은 진전을 이뤘다”라며 “양국의 우호적인 정치적 관계를 고려하면 자동차 산업에서도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정부가 지분을 보유한 사이파는 SNS 계정에서 “양국 협력”이라고만 언급했다. 그러나 이란옵서버는 “사이파가 북한에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고 공장도 세워줄 것”이라며 “그 대가로 북한 군사기술의 이전(Military Technology transfer)이 뒤따를 것”이라고 전했다.
윤 대외경제상이 관심을 보인 사이파는 이란에서 두 번째로 큰 완성차 회사다. 1993년 한국의 기아자동차가 수출한 프라이드를 현지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생산한 것을 비롯해 PSA그룹, 독일 다임러, 스웨덴 스카니아 등과도 합작했다.
앞서 북한은 남북합작회사로 2000년 설립된 평화자동차를 통해 남포공장에서 휘파람, 뻐꾸기, 삼천리 등 다양한 승용ㆍ승합차를 생산했다. 그러나 현재는 자체 브랜드 승용차 생산이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외경제상의 이란 방문을 계기로 북한과 이란의 군사협력 논의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이란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근거 없는 추측”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25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본회의에서 북한과 이란의 군사협력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결의안이 채택됐다. 당시 ‘이란의 전례가 없는 이스라엘 공격 결의안’이 찬성 357대 반대 20, 기권 58로 통과됐는데 여기에 해당 내용이 포함됐다.
유럽연합(EU)은 “북한은 이란에 핵심 미사일 부품을 공급해 훨씬 더 멀리 떨어진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개발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사실상 이란이 미사일 강국이 되는 것을 도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