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모든 신규상장사, 공모가 희망 범위 상단 초과
HD현대마린솔루션 8일 상장…올해 유일 공모가 최상단 확정
외인 당일 유통 가능 주식 45% 쥐고 있어…당일 시세 향방 가를 듯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공모가 대비 상장 첫날 주가는 상승하지만, 기록적인 상승세를 기록한 지난해와 올해 초와는 분명 다른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상반기 IPO 시장 ‘최대어’로 주목받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8일 상장하는 가운데, 당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당일 시세의 향방은 외국인 매도세가 얼마나 거셀지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7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날 상장한 코칩은 공모가(1만8000원) 대비 58.06% 오른 2만8450원에 장을 마쳤다. 1분기 신규상장 종목의 첫날 종가 주가 상승률은 공모가 대비 평균 120% 수준으로 전 분기 평균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코칩은 그나마 50%를 넘어섰지만, 최근 상장한 종목들의 성적은 더 좋지 않다. 3일 상장한 민테크는 공모가(1만500원) 대비 22.67%(2380원) 오른 1만2880원에 장을 마쳤고, 민테크보다 하루 앞서 상장한 디앤디파마텍은 공모가(3만3000원) 대비 10.61% 오른 3만6500원, 지난달 30일 상장한 제일엠앤에스도 평균에 한참 못 미치는 상승률인 공모가(2만2000원) 대비 22.73% 오른 3만7700원에 마감했다.
최근 공모가 대비 상승률이 떨어지는 모습은 수요예측에서 희망 공모 밴드를 넘겨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기 때문이다. 코칩의 경우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희망 공모 밴드(1만1000~1만4000원) 상단을 초과한 1만8000원에 최종 공모가를 확정했다. 민테크도 희망 범위(6500∼8500원) 상단을 25% 가까이 초과한 1만500원으로 확정 지었다. 디앤디파마텍도 희망범위 상단에서 26.9%, 제일엠앤에스도 22% 높은 가격으로 상장했다.
이들 회사를 포함한 올해 신규상장한 모든 회사가 공모가 희망 범위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확정했다. 그만큼 상장 첫날엔 상승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모가 상단 이상 확정 비중 100%를 연속 4개월 이상 기록한 것은 역대 한 번 있었다"며 "2020년 12월부터 2021년 4월까지 5개월간 공모가 상단 이상 확정 비율 100%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IPO 시장에서 8일 HD현대마린솔루션이 상장을 준비한다. 공모가를 희망 범위(7만3300~8만3400원) 최상단으로 확정하면서, 올해 유일하게 공모가 희망 범위 상단을 초과하지 않은 기업이기도 하다. 상장 당일 유통 가능한 주식 수는 441만주로, 전체 상장주식의 9.9%에 해당한다.
유통 가능 주식 물량이 적어 보일 수 있지만, 여기서 중요한 주목해야 할 점은 해외 기관 투자자가 배정받은 물량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해외 기관 투자자가 배정받은 총 195만8067주 가운데 195만7267주(99.9%)가 미확약 물량이다. 유통 가능한 주식 수 대비 45%에 육박하는 것이다. 이에 이들이 얼마나 물량을 쏟아낼지에 따라 상장 첫날 HD현대마린솔루션의 주가 향방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HD현대마린솔루션이 상장 첫날 ‘따따블(공모가의 4배 가격)’을 기록한다면 시총은 14조8285억 원까지 불어난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화재(14조6861억 원), 한국전력(14조269억 원) 등을 제치고 시총 순위 23위로 올라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