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도는 1분기 어닝시즌…한미반도체·삼성전자 실적 상승률 높았다

입력 2024-05-08 15:10수정 2024-05-0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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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센서스 발표 종목 205개 중 55.6%(114개) 기대치 상회
유니드·한미반도체·삼성전자·한솔제지 등 영업익 상승률 상위
하회 종목 38.5%…에코프로비엠·현대제철·LG엔솔 등 하락률 상위
“실적 섹터별 차별화…실적 변수 소프트웨어이나 영향력 낮을 것”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국내 상장기업 가운데,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곳이 10곳 중 5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한미반도체 등 반도체 종목과 삼성중공업 등 조선 섹터가 실적 상승세를 주도한 반면, 에코프로비엠, 현대제철, LG에너지솔루션 등 화학, 에너지, 철강 섹터는 부진하며 섹터별로 격차가 벌어지는 모습이다.

8일 본지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의뢰해 집계한 올해 국내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 분석 결과, 증권사가 컨센서스를 발표한 종목 205개의 55.6%(114개)가 컨센서스를 상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적 집계가 반환점을 돌고 있는 상황에서 절반이 넘는 상장사가 시장 기대치를 넘긴 것이다.

1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한 곳은 전체의 38.5%(79개)로 파악됐다.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록한 곳은 5.85%(12개)로 나타났다.

섹터별로 차별화 경향이 뚜렷했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주요 섹터는 강세인 반면 화학, 에너지, 철강 섹터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칼륨계 화학제품 시장점유율 세계 1위 기업 유니드는 1분기 영업이익이 27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22% 급증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진 원재료 가격 안정화와 글로벌 수요 회복이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장비 업체 한미반도체는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에 수혜를 입으며 올 1분기 영업이익이 28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3%나 뛰었다. 한미반도체는 1조 원 규모의 HBM용 생산용량을 확보, 올해는 5500억 원, 내년에는 1조 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이 6조60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2% 늘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치고 회복하면서 5분기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증권가에선 상반기엔 디램(DRAM)과 낸드(NAND) 가격 상승효과, 하반기엔 HBM 공급으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포스코스틸리온은 올 1분기 영업이익 1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0% 늘었다. 환율 상승 요인이 반영되면서 수출 및 가전용 유기피복 등 고수익 재판매가 확대됐고, 전분기 대수리 비용의 기저효과와 더불어 비용절감 노력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제지업계 1위 기업 한솔제지는 1분기 영업이익이 3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6.5%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237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2022년 12월 폭설로 가동이 중단됐던 충남 장항공장이 가동되면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 고환율의 수혜를 본 데다 북미 지역 인쇄용지 수출이 10% 내외로 늘어난 점도 호실적의 배경으로 꼽힌다.

효성중공업은 1분기 영업이익 561억65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8.22% 증가했다. 건설 부문의 도급 현장 재계약, 중공업 부문 흑자 전환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수주도 지난해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도 당분간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삼성중공업(297%), 한국앤컴퍼니(282%), 포스코퓨처엠(168%) 등이 영업이익 상승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자이에스앤디는 올 1분기 영업이익 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8% 급감했다. 건축 부문 공사가 비수기를 맞은 데다 사업장들의 원가 관리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에코프로비엠은 1분기 영업이익 6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8% 줄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흐름에 따라 주요 배터리 고객사들의 실적이 감소한 여파다. 증권가에선 2분기에도 미국내 전기차 판매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당분간 실적 성장에 어려움을 겪겠으나 하반기부터는 출하량이 늘면서 실적 회복에 나설 거란 관측이 나온다.

이밖에 안랩(-97.5%), 더블유씨피(-96.2%), 유비케어(-94.7%), 녹십자엠에스(-93.4%), 현대제철(-83.3%), 한화에어로스페이스(-83.2%), LG에너지솔루션(-74.3%), 롯데정밀화학(-74.3%) 등의 영업이익 하락률이 높았다.

증권가에선 코스피 실적 컨센서스가 전반적으로 상승세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재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실적 발표 변수는 소프트웨어이나 코스피 전체 실적에 대한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반도체와 자동차가 실적 상승을 견인하는 한편, 철강과 IT가전의 실적이 하락하며 컨센서스가 하향조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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