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일본차 인기에 쇠락
GM은 “이번 단종으로 캔자스주 캔자스시티 공장에서 쉐보레 전기자동차에 3억9000만 달러(약 5332억 원)를 투입할 여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추가 투자를 통해 차세대 볼트 전기차 생산에 더 초점을 맞춘다는 이야기다.
GM의 중저가 세단 말리부는 1964년 출시 이후 전 세계 시장에서 1000만 대 이상 팔렸다. 하지만 세단이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의 인기에 밀리면서 말리부도 쇠락했다. 회사는 1983년 말리부의 생산을 중단했다가 1997년 새 버전으로 재도약을 시도했지만, 도요타의 캠리와 혼다 어코드 등 일본 자동차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NYT에 따르면 말리부의 연간 판매량은 10년 전만 해도 20만 대에 달했지만, 작년은 13만 대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 4분기 말리부 인도량은 전년 동기 대비 47%가량 감소하기도 했다.
다른 경쟁업체 세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일본 스바루도 내년에 세단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고, 스텔란티스와 포드도 미국 내에서 세단을 없애고 SUV와 픽업트럭, 미니밴에 집중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말리부가 전기차 버전으로 다시 출시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하지만 세단 자체의 인기가 크지 않아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GM은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CEO) 취임 이후 전기차에 올인하고 있다. GM은 올해 북미 지역에서만 20만~3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다만 최근 제조 지연과 기술적 한계 등 전기차 업계 전반이 겪는 문제들로 인해 예상보다 낮은 수요에 직면해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