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환율 변동 우려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3일 예상 환율을 공시한 약 230개 상장사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의 2024사업연도 평균 엔·달러 예상 환율은 달러당 144엔으로 집계됐다. 이는 현재 엔·달러 환율이 155엔대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을 감안했을 때 지금보다 엔화 가치가 달러당 약 10엔가량 높아진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달러당 145엔대를 점친 회사가 97개사로 전체 40%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도요타, 미쓰비시중공업 등은 예상 엔·달러 환율을 달러당 145엔대로 제시했다. 코마츠와 미쓰비시전기 등 60개사가 달러당 140엔대를, 파낙 등 5개사가 달러당 135엔대를, 소시오넥스트 등 2개사가 155엔대를 각각 점쳤다. 현 시세에 가까운 150엔대는 23개사, 155엔대는 2개사에 그쳤다.
일본 기업들은 최근 실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환율 전망에 고심하고 있다. 이와타 케이이치 스미토모화학 사장은 “엔저는 실적에 플러스 요인이지만, 달러당 155엔 등 초엔저를 전제로 사업 계획을 세우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호리 켄이치 미쓰이물산 사장은 “환율이 안정된 상태가 경영하기 쉽다”며 급격한 환율 변동에 우려를 표했다.
엔저 기조는 대외 수요형 기업에는 실적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내수형 기업에는 그 반대다. 내수형 기업들은 예상 환율을 현 시세와 가깝게 설정하는 움직임이 많았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특히 전력 및 가스 기업들은 달러당 150엔대의 엔·달러 환율을 전망했는데, 이들 업계는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엔저가 진행되면 수입 채산성이 악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