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기대감 극과극…개인 팔고 외인은 샀다

입력 2024-05-1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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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올해 들어 14조 팔아치워
20조 넘게 사들인 외인과 대조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출처=금융위원회)

정부의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의 평가가 극과 극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팔아치우며 지원책에 대한 실망감을 표현하고 있지만, 외국인은 밸류업 수혜주나 수출주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수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달 들어 이날까까지 2조3093억 원 순매도했다.

올해 1월 17일 정부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업 가치를 스스로 제고시킬 수 있게 독려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없애겠다는 복안이다.

개인투자자는 증시 부양 기대감에 1월 2조8611억 원 순매수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지원 방안이 나오지 않으면서 2월 8조4120억 원, 3월 6조589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4월 들어 다시 소폭(469억 원) 순매수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 순매도로 돌아섰다. 올해 들어 개인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팔아치운 금액만 14조 원에 육박한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4218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국내 투자자와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은 아직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을 크게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 투자자는 △1월 3조4828억 원 △2월 7조8583억 원 △3월 4조4285억 원 △4월 3조3727억 원 등 네 달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외국인 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사들인 금액만 20조 원이 넘는다.

주목해야 할 점은 원·달러 환율이 올라 환차손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외국인 매수세 행렬이 이어졌다는 점이다. 외국인은 정부 주도의 증시 부양 프로그램의 수혜주로 꼽히는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와 고환율 상황에서도 수익을 실현하는 수출주를 중심으로 이같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외국인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삼성물산, KB금융, HD현대일렉트릭 등이다.

반면 국내 개인투자자는 구체적인 지원 방안이 나오지 않는 점에 큰 실망한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당국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직후 밸류업 수혜주로 주목받았던 금융주와 자동차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시장에서 프로그램의 핵심인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가 기업들의 자율성에 과하게 기대고 있고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핵심 요소인 세제혜택 등이 여전히 확정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구체적 지원 방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외국인 투자자도 기대감을 거둘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곤 있지만 거래금액의 증가폭이 둔화하고 있어서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책 불확실성이 부각되며 총선 전후로 저PBR주들은 1~2월의 상승폭을 반납하고 PBR이 연초 수준으로 회귀했다"며 "세제 인센티브가 확정되지 않는다면 연초와 같은 강한 상승세가 나타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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